허태정 장애인 단체에 뒷끝…유성은 관례에 없는 첫 초도 순방

▲ 2일 허태정 대전시장은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취임 후 첫 자치구 초도 순방을 그의 정치적 기반인 유성구에서 시작했다. 반면 허 시장의 이른바 발가락 의혹을 밝히기 위해 단식 투쟁을 실시했던 한 장애인 단체 행사에는 불참하면서 소심하고 치졸한 복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취임 초기 자신과 대척점에 섰던 장애인 단체에게 '뒷끝'을 보이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2일 장애인 단체가 개최한 행사에 불참하고, 취임 후 첫 자치구 초도 순방을 유성구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장애인 단체가 개최한 오뚝이 행사에 허 시장은 부시장이나 국장급도 아닌 과장을 대신 내보내면서 다소 치졸하다는 평가까지 자초했다.

때문에 자신을 둘러싼 발가락 의혹 규명을 위해 단식 투쟁을 했던 장애인계 한 인사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허태정 대전시장은 취임 후 첫 자치구 초도 순방을 유성구에서 시작했다.

민선 7기 비전과 약속 사업을 공유하는 누구나 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허 시장의 초도 순방은 그동안 관례를 깨고 유성구에서 시작했다.

자치구 사정으로 직제순에서 일부 자치구 일정을 조정하는 일은 있었지만, 이번 초도 순방처럼 첫 단추부터 직제를 무시하는 일은 보기 힘들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대전시는 민선이 시작되기 전 관선 시장 때 직제순인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를 차례로 순회하며 초도 순방을 실시했다.

민선 시장이 들어선 이후에도 큰 틀에서 이를 유지하면서 자치구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그 순서를 조정하는 일은 있어 왔다.

하지만 허 시장의 취임 첫 초도 순방이 유성구라는 점에서 달갑게만 여겨지지 않는다. 그동안의 관례를 깨버린 마땅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유성구청장은 허 시장이 유성구청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정용래 청장임을 감안해 보면 순서를 무시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행여 이런 오랜 관행이 이번 정권이 말하는 '적폐'로 몰릴까 우려스럽기 조차하다.

다른 한 편에서는 최근 자치구 분위기가 시장의 방문을 반길만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첫 방문지가 돼야 할 동구의 경우 이스트시티의 행정 구역 개편, 가양 지구대 이전 문제 등으로 주민 집단 민원에 시달리면서 허 시장의 초도 순방을 준비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 중구는 제10회 효 문화 뿌리 축제가 이달 5일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 유력하다.

반면 대전시 역시 허 시장의 초도 순방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이 여의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허 시장이 관례를 깬 것은 장애인 불참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통상 외부 행사에 시장이 참석 못하면 정무부시장, 그도 안되면 행정부시장이 참석했던 전례를 무시한 것이다.

이와 함께 허 시장이 유성구에서 열린 누구나 토론회에 참석하는 그 시간 시청에는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집단 민원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구의 집단 민원을 감안했다면, 시 역시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집단 민원을 동등하게 반영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번 지방 선거 기간 동안 허 시장은 재선 구청장의 행정 경험으로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평을 받았지만, 시장으로의 좌충우돌은 아직 진행 중으로 보인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제가 살던 굴을 향해 돌린다는 뜻의 수구초심(首丘初心). 허 시장의 유성구를 향한 수구초심에 직제마저 무시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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