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도덕성 검증 등 고민 깊어질 전망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6·13 지방 선거에 당선돼 다음 달 2일 대전시장에 취임하는 허태정 당선자의 축제는 끝이 났다.

지난 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전시장직에서 물러난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물론, 대전 미래를 책임져야 할 시간이 왔다는 의미다.

다모클레스의 칼이라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왕이 되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과 같이 시장이 되고 싶었던 허 당선자가 시장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지는 이제 지켜 볼 일이 됐다.

우선 선거 기간 내내 허 당선자에게 제기됐던 이른바 발가락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취임식 당일은 피했지만, 그 이튿 날부터 무 자격 등록 장애인 의혹에 따른 허 당선자의 공식 사과와 장애인 등록증 자진 반납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이 예고돼 있다.

기억 나지 않는다, 네거티브다,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말 잔치가 아니라 이제 시장이라는 자리에서 허 당선자가 스스로 도덕성 검증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허 당선자의 당선은 축하하지만, 지지는 하지 않았다는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

또 구체적이지 못한 공약이라고 비판 받아온 허 당선자의 구상이 실체를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전시에서 몇 차례 검토하다 손을 놔 버린 둔산 센트럴 파크나, 국정 과제에 포함돼 있는 대전 의료원과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 등은 공약이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더불어 민선 5기에 결정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민선 6기에서 트램으로 뒤집으면서 하릴없이 밀려가는 도시철도 2호선 문제도 민선 7기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세종시가 자리를 잡아 가면서 계속되는 인구 유출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도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

허 당선자가 두 번의 유성구청장 시절 유성 관광 특구에서 문 닫은 호텔 수만 보더라도 허태정식 지역 경제 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권 전 시장 재임 당시 끊임 없이 문제가 된 측근 관련 의혹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자신의 지분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 허 당선자가 선거 기간 도움을 받은 인사들을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 인수 위원회와 캠프 내부에서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력 투쟁에 따른 잡음도 해결해야 한다.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 시작하는 날이고, 가장 두려운 날이 그 끝을 내는 날이라는 말이 이제 곧 허 당선자에게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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