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집결지 대책마련의 목적을 벗어난 자기주장 내세우기 급급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대책마련 공청회

 

<대전시티저널 홍석인 기자>유천동 성매매집결지 대책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으나 목적을 벗어난 발언들만 오고가고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4일 KBS공개홀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이번 공청회는 황운하 중부경찰서장과 유천동 지역주민, 업소 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해 2시간 동안 토론회를 벌였으나 성매매집결지 대안 마련의 합의점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황운하 중부경찰서장
황운하 중부경찰서장은 개회인사에서 "이번 공청회는 지역눈높이에 맞춘 해결방안을 찾고자 마련한 것이며, 현재 경찰력을 성매매 단속에만 쏟을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주민과 관계부처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하면서 "성매매의 문제 인식을 공감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곧바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대전대학교 김용세 교수가 진행을 맡고, 6명의 패널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 했으며, 특히 유천동 업소 대표가 자리를 참석해 열띤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악영향이다"

 

가장 먼저 발언한 권중순 세무사는 "성매매집결지라는 용어 보다는 현재 유흥업소로 허가가 난 곳이므로 집단유흥주점으로 봐야 한다"며 "문제는 성매매 이루어지고 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부동산가격(주택, 상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경제적인 영향으로 보면 폐쇄해야 한다"라고 말해 논쟁이 벌어졌다.

 

권중순 세무사의 발언에 반론을 제시한 대전대 김종세 교수는 "경제적인 부분이 이득이 된다면 유천동의 유흥업소가 존재해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박하면서 "경제적 접근이 아닌 성매매의 측면에서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박정분 주민대표는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고 하면 왜 허가를 내줬냐"면서 "업소들은 봉사료, 소득세를 포함하여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 감금하고 있나?

 

한남대 탁종연 교수는 "오늘 토론의 핵심은 경제적인 접근 보다는 여성들이 감금되는 현실에서 인권의 문제가 중점이 돼야 한다"고 화제를 전환했다.

 

박정분 주민대표는 "우리는 절대로 감금하거나 일을 강요한적 없다"며 "일하는 여성들이 지하상가나 백화점에 가서 쇼핑도 하고,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진행자는 여성들 감금의 문제로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자 직접 수사한 경찰관계자에게 사실 확인을 부탁했으나 경찰관계자는 검사가 증거 불충분으로 감금의 문제에 대해 구속시킬 수 없었다고 답변해 공청회 자리에서 사실 확인은 불가능했다.

 

열띤 논쟁을 벌이는 패널과 진행자

"유천동은 허가받은 업소"

 

유천동 상인연합회 신인철 회장은 방청석 자유발언을 통해 "천호동, 군산 등지는 무허가 업소지만, 유천동은 법적으로 허가 받은 업소"라면서 "도대체 무슨 수로 유천동 업소를 폐쇄하려고 하느냐"고 반박하면서 "또 단속을 하게 되면 음지로 들어갈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접취재를 했었다는 한겨례 신문 송인걸 기자는 "군산과 천호동은 무허가 업소가 맞다"고 인정하면서 "감금의 문제 보다는 유천동 지역 주민 여론이 어떤지 또, 성매매집결지를 없앤다고 한다면 전에 김강자 서장이 보여줬듯이 법대로 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는 또 "그러나 법대로 하는 것도 문제"이며 "우리나라는 업소와 경찰의 유착관계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우선은 성매매집결지 여성들의 인권유린을 감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현실적으로 어떻게 감시할 것인지 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토론회의 목적을 벗어난 발언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권중순 세무사는 "단속을 하는 관할 구청과 경찰이 너무 미약하게 일을 처리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폐쇄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폐쇄 가능하다"라고 주장하면서 "폐쇄하면 다른 곳으로 전이되고 음지로 숨어들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양성순 주민대표는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하면 일하는 아가씨들은 어떻게 할거냐"고 반박하면서 "아가씨들이 배운것 없고, 기술도 없어서 갈 곳이 없다"라고 말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공청회 목적을 벗어난 발언이 오고자가 고민하는 황운하 경찰서장

사실상 이날 공청회는 2시간동안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회의 목적을 벗어난 주제들만 오고갔으며,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 문제에 대한 관계부처의 협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그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오늘 토론회의 목적이었다.

 

토론회를 마치며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임원정규 사무국장은 본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토론은 무의미 했다"며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부분을 인정하고, 관계부처의 감시와 규제의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중부경찰서는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법기관과 관계부처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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