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협심해 폐가 허물고 텃밭으로 가꿔...지역민쉼터조성 물밑작업 ‘한창’


판잣집을 허물고 만든 화단에 해바라기가 가득 심어져 있다.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대전의 판자촌으로 유명한 동구 대동 산1번지 일대가 주민들의 손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 거기에 우범지대로 전락한 일명 ‘연애바위’부근을 쉼터 등 공원으로 바꾸기 위한 물밑작업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

주민들, 판잣집 허물고 해바라기 밭으로 가꿔

 

대동 산1번지 일대는 지금도 달동네를 연상케 하는 판잣집이 널려 있다. 이 판잣집은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으면서 건물주들은 철거를 원하지 않는다.

 

사람이 다니기도 힘들 법한 골목, 이곳저곳 비가 새지 않도록 지붕위에 올려놓은 천막과 돌들이 흉물스럽게 자리 잡고 있어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듯 한 모습이었다.

 

사람이 지나다니기도 힘든 골목길.

 

그나마 류근철 대동장이 건물주를 수소문해 마을주민과 공공근로 인력이 이미 여러 곳이 허문 뒤 화단을 조성해 해바라기 씨를 뿌려 이제는 제법 꽃이 허리춤까지 컸다.

 

구청에서 보도블럭 교체사업을 한 뒤 버려지는 폐블럭으로 지역민들이 이용하는 주차장 바닥을 만들기도 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일을 하자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법 했으나, 허름한 벽에 미대 학생들의 도움으로 벽화도 그리며 조금씩 변하자는 주인의식이 작용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동구의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사업에 선정돼 2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전체적으로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하거나 재개발이 들어가야 마땅하나 거주자의 대부분이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로 사업이 추진됨과 동시에 갈 곳을 찾지 못해 있는 그대로를 꾸미는데 더욱 주력할 수 밖에 없다.

 

미대 학생들이 만든 작품. 벽에 페인트를 칠한 뒤 그림을 그릴 수도 있었지만 아무런 사업비 없이 진행하다보니 자연스러운 컨셉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우선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사업으로 골목길과 옹벽에 벽화, 타일화 등 미술설치물이 조성되고, 계속적인 폐가정리와 화단 가꾸기가 이뤄질 예정이다.

 

윤기식 동구의원과 대동주민센터와 1~4통장, 주민자치위원회, 자원봉사협의회, 대동종합사회복지관, 오늘공공미술연구소, 대동산악회, 대동한마음회 등 지역민들이 함께 참여해 ‘(가칭)대동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추진위원회(위원장 권술용)’를 만들었다.

 

주차장. 흙길이었던 곳을 폐보도블럭을 깔아 정리해놨다.

 

연애바위를 대, 자양, 용운동 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대동 산1번지의 또 하나의 빠질 수 없는 것이 일명 ‘연애바위’다. 옛날 놀이문화시설이 없던 시절 청춘남녀의 연애장소여서 지역 사람들은 '연애바위'라고 부른다.

 

대동종합사회복지관 뒤편으로 5분만 오르면 산 정상에 바위 몇 개가 있고, 대전시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연애바위'정상 찾은 윤기식 동구의원과 류근철 대동장, 박옥자 대동주민자치위원장, 대동종합사회복지관 김현채 부관장.

 

지금 그 주변은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구유지와 사유지가 섞여 주민들이 텃밭으로 가꿔놓았다. 아무도 앉지 않는 낙석방지 철조망 앞의 벤치도 흉물스럽기만 하다.

 

대동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추진위 구성원들은 진입로를 만들어 우범지대인 ‘연애바위’를 지역민들의 맨발등산로와 체육공원, 쉼터 등으로 조성하자는 의견을 모아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연애바위'에서 내려다본 동구.

 

3일 오전부터 윤기식 동구의원과 류근철 대동장, 박옥자 대동주민자치위원장, 대동종합사회복지관 김현채 부관장이 ‘연애바위’를 올라 문제점 파악과 계획구상에 나서기도 했다.

 

자양동과 용운동 그리고 대동 주민들이 찾을 수 있는 문화지대로 탈바꿈해보자는 계획을 갖고 지역민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화합을 도모하고 있어 대동 산1번지 판자촌의 변신이 사뭇 기대되고 있다.

 

바위 틈새에 태워진 쓰레기들.

잡초도 뽑히지 않은채 방치돼 있는 벤치. 뒤편으로 낙석방지를 위한 철망이 쳐 있으며, 그 뒤에 보이는 바위가 '연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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