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표 공장서 다쳐 새 주장…공사장서 다쳤다 주장 뒤집어

▲ 12일 더불어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대전 대덕구 집중 유세에서 허태정 후보 발가락 의혹 진실 공방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였다. 허 후보가 발을 다친 장소를 서로 다르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6·13 지방 선거 막판 더불어 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의 발가락이 다시 한 번 진실 공방에 휩싸였다.

허 후보 측과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공사장에서 일하다 발가락을 다쳤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추미애 대표가 '공장에서 다쳤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으며 사실상 '아군끼리 총질'하는 상황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허 후보의 발가락 공방은 진실 규명에 따라 허 후보측과 민주당 대전시당 또는 추 대표 양측 가운데 한 쪽이 거짓말을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추 대표가 허 후보 발가락 논란의 불씨를 키운 것은 12일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 아파트 앞에서 진행한 허 후보 지원유세에서다.

이 자리에서 추 대표는 "허태정은 힘들게 살았다. 서민의 아들"이라며 "공장에서 일하다가 프레스에 다쳐서 발가락이 잘려나갔고, 그래서 군대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당 역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추 대표 발언 전문을 언론에 공개한 상황이다.

추 대표의 주장은 허 후보 측, 민주당 대변인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문제다.

민주당 중앙당 송행수 상근 부대변인은 지난 달 15일 발표한 공식 논평에서 허 후보는 1989년 쯤 공사 현장에서 철근이 발에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엄지와 검지 발가락 2개에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또 송 부대변인은 "당시 소망 병원에서 검지 발가락은 치료에 성공했지만, 엄지 발가락은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완전한 치료에 실패해 일부가 손실되고 말았다고 한다"며 "이는 병역 당국에서 이미 문제가 없다고 판명한 사안이다. 이후 장애 등급 판정을 받을 때 또한 문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허 후보 측 역시 조승래 의원 등이 진행한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허 후보가 대화동의 공사장에서 발가락을 다쳤다'고 수차례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민주당 내 엇박자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는 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집권 여당의 대표와 그를 대변하는 대변인이 서로 어긋난 주장을  펼치는 웃지못할 촌극을 연출한 것은 정당의 시스템 붕괴를 의미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결사체가 정당이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사실의 정보 공유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당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추 대표와 민주당, 허 후보측의 엇박자는 대전 지역 경시로도 비춰질 수 있다.

한 정당의 대표가 지역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무조건 적으로 자기 당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유권자 무시 또는 참정권 경시와 다름 아닌 태도로 볼 수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허 후보 발가락이 참 대단하다.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 지 화도나고 궁금하기도 하고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며 "여당 대표인 추 대표가 한 말이 거짓이면 민주당 전체가 거짓말 정당이 될 테고, 허 후보와 민주당 대변인의 주장이 거짓이면 허 후보는 대전시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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