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종합 패션 유통 브랜드…모두의 관심과 응원 절실한 시점

▲ 칼럼리스트 진철호

[ 칼럼리스트 진철호] 일본에 유니클로가 있고 스페인의 자라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고객을 '갑'으로 대하는 오렌지팩토리가 있다.

오렌지팩토리는 한국이 1998년 국제 금융 위기로 IMF를 겪은 후 패션 소비 부분에서 만큼은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겠다며 출범한 종합 패션 유통 브랜드다.

자금난을 겪거나 부도가 난 브랜드의 제품을 땡처리, 혹은 제조 원가에 사전 매입해서 협력 기업의 자금 순환과 상생을 모색해 왔다.

소비자에게는 80~90% 할인 가격에 브랜드 제품을 공급하면서 국내외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아왔다.

그 덕분에 국내 패션 스포츠 아웃 도어 브랜드의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매년 10% 이상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업계의 부실과 기업에 신용 대출이 정책적으로 막히면서 경영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오렌지팩토리측은 현재 이번 위기만 극복하면 정상화는 물론 흑자 상태로의 전환이 충분하다는 재무적 근거를 토대로 이달 23일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서울 회생 법원은 포괄 금지 명령과 함께 회사 자산에 보전 처분 결정을 내렸다. 다음 달 2일에는 법원에 대표가 출석, 자산과 부채의 심문을 받는다.

기업 회생 결정은 채권단과 법원 등 관계 기관에서 결정하겠지만, 지난 몇 년동안 어려운 상황에도 국내 브랜드의 해외 수출까지 성공한 자생 패션 브랜드의 위기를 두고 봐서는 안 된다.

물론 일부에서는 임금을 악의적으로 체불해 왔다는 등의 주장도 있고, 고의 부도라는 등의 의혹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렌지팩토리는 최근 주식 시장에 상장을 검토해 왔다. 수익금의 상당액을 소방관 돕기, 결식 아동 돕기, 스타트 업 지원 등에 지원해 소비자에게 주목 받아온 중소 중견 기업이다.

이런 토종 제조 유통 기업이 임직원과의 갈등과 자금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대량 실직은 물론, 협력사의 연쇄 도산 위기, 성장 가능한 국가 브랜드 이익의 손실을 겪게 될 상황에 놓였다.

글로벌 브랜드의 시장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는 지금,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미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시장을 넓혀가는 기업의 침몰을 막는 데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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