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경찰서장, 중구청장, 남부소방서장 등 사실상 해체 위한 현장방문

기관단체장들이 유천동 성매매집결지를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한승길 남부소방서장, 이은권 중구청장, 황운하 중부경찰서장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대전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해결을 위해 경찰과 자치단체, 소방기관이 첫 발을 내디뎠다.

19일 밤 9시 황운하 중부경찰서장과 이은권 중구청장, 한승길 남부소방서장은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의 업소들을 방문하며, 실태조사에 나서 사실상 대대적인 단속을 경고함과 동시에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의 몰락을 예고했다.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의 영업과 가장 관계가 깊은 지역의 3대 기관장들의 현장방문은 지금껏 방치 혹은 묵인했던 성매매집결지의 인권유린과 불법영업, 성매매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굳은 의지가 내포 돼 있는 것이다.

 

이은권 중구청장은 “중구가 유천동 집창촌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로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고 전제한 뒤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현장을 둘러보고 나름대로 각자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관단체장들이 업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황운하 중부경찰서장은 “유천동에는 68개 업소가 있고 전국의 동종업계 중에서도 인권유린구조가 가장 심각하고 열악한 지역”이라며 “지난 2002년 군산에서도 화재로 15명이 사망했고, 이 같은 사고가 (유천동에서도)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해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한 것과 다름없다.

 

황 서장은 그러면서 “인권유린이 심각한 집창촌이 관내에 있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지역치안협의회를 구성해 다음 주 24일 열 계획”이라고 밝혀 사실상 미아리텍사스 성매매 집결지 몰락시킨 것과 동일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경고했다.

 

이날 현장방문에는 중구청 위생과, 소방서 예방안전과, 세무서 직원 등이 나왔으며, 이 밖에도 동부교육청 김창규 교육장과 자생단체인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등 단체장 10여명도 업소의 내부를 세세히 둘러보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종사 여성들. 한결같이 단체복을 입고 있다.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를 방문했던 사람들의 전언에 따라 1층의 룸과 실제로 성매매가 이뤄지는 2층을 탐방했으나 업소 측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라던가 “사용하지 않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5~6개의 방문은 모두 뜯겨져 있었고 짐들이 놓여있기도 해 유천동 상인연합회장이 <대전시티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스스로 시인한 것과는 상반된 상황이 연출돼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4명이 자는 방. 한쪽에 이불이 쌓여있다.

오른쪽에 장식장같이 보이는 것이 2층으로 올라가는 문이다. 사진 왼쪽의 박스가 놓여있는 곳에서 현장방문자가 나오고 있다.

 

감금과 유린이 이어지는 숙소의 경우 대게 3층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한 방에서 3~5명 정도의 인원이 숙식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한 업주는 “종사자들 중 일부는 외부에 방을 얻어 출.퇴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업소의 경우 사용하지 않는다는 2층 진입로 입구를 신발장으로 위장해 사용하고 있었음이 드러났고, 더군다나 문이 제대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아 2층에서 성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급작스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쉽게 피신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의 해체에 대한 목소리는 지속되고 있지만 그동안에는 사실상 방치 또는 묵인으로 인해 이들의 뿌리는 깊이 박혀 있었고, 방법 또한 쉽지 않았다.

 

경찰은 그동안 설령 관계법령의 미흡으로 수사와 단속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세무서에서도 집창촌에 대한 집중적인 일체조사를 벌인 바도 없었다. 소방당국은 건물구조 변경과 방염처리 등에 대한 행정부분을 살펴왔으나 관련법상 업소에 대한 허가취소 등은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기존에도 어찌할 수 없었던 단속”이라는 의심 속에서도 현행법과 시장경제원리 등의 조화로 충분히 없앨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그 결과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쌓여있는 단체복들. 한 기자가 "수영복도 있네요"라고 묻자 업주는 "수영하러 갈때 입는 옷"이라고 설명했다.

술을 마시는 룸. 좌식테이블과 노래방기기가 설치돼 있고, 안쪽으로 화장실이 보인다.

성매매가 이뤄졌다는 한 업소의 2층 방. 한 평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보인다. 업주는 지금 사용치 않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사용하지 않는다는 한 업소의 2층 룸. 술접대가 이뤄지는 이방에는 엎어놓은 테이블과 방 한가운데로 몰아놓은 듯한 가구들이 보인다.

종사 여성들이 기거하는 방의 화장대. 타원형의 거울 5개가 놓여있고, 그 앞에는 각종 화장품들로 가득차 있다.

종사 여성의 방. 한 명이 겨우 잘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종사 여성들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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