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기대 못 미쳐도 경영에 기여 판단…임명권자-특위 크게 다를 것 없어

▲ 이달 15일 대전시 의회 인사 청문 간담 특별 위원회는 대전 도시공사 유영균 사장 임용 후보자 인사 청문 간담회를 실시한 후 18일 경과 보고서를 적격으로 채택했다. 리더십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공사 경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서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최고 경영자로 리더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인사 청문 간담 경과 보고서를 채택·의결한 대전시 의회를 두고 자가당착에 빠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시 의회는 대전 도시공사 유영균 사장 임용 후보자를 공사 최고 경영자로 장기 비전 로드맵과 조직 운영 리더십에 있어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LH 공사에 근무한 유 후보자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조직 관리 역량 등을 활용한다면 공사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결론냈다.

여기서 시 의회 인사 청문 간담 특별 위원회(이하 특위)의 이중성이 숨어 있다.

특위가 시장과 같은 행정 기관의 장 또는 공사·공단 산하 기관장이건 리더십이 최우선돼야 함에도 임용 후보자의 경험과 전문성 등 경영에 더 무게를 싣게 되면서다.

최고 경영자가 아무리 경영 능력이 뛰어나도 조직을 이끌어 갈 리더십이 없다면 그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리더십이 있더라도 경영 능력이 없다면 그 역시 최고 경영자로 적격하다고는 볼 수 없다.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따로 떼 놓고 볼 수 없는데도 특위는 이 둘을 따로 떼 놓고 평가를 한 것이다.

특위는 결국 유 임용 후보자의 리더십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공사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그의 인사 청문 간담 경과 보고서를 적격으로 채택하고 만다.

이런 결과는 한 쪽이 부족하지만 다른 한 쪽이 그 부족함을 메워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특위가 채택한 경과 보고서를 근거로 물론, 경과 보고서 채택 이전에 이미 마음을 굳혔을 것으로 볼 수 있는 권선택 대전시장은 유 사장 임용 후보자를 임명하고야 만다.

임명권자인 권 시장의 요청에 따라 인사 청문 간담회를 개최하고 경과 보고서를 적격으로 채택한 특위나 크게 다를게 없는 셈이다.

권 시장은 자신의 임기 내내 자신의 철학이 반영된 시정 추진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 단순하게 자신을 둘러싼 재판 때문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그에게는 조직을 이끌 리더십이 충분하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인사 청문 간담회 때 특위와 후보자 모두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 속에 유 사장 임용 후보자는 20일 취임식으로 도시공사 신임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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