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자 간담회 열어…대전시·유성구 정책적 배려 등 요청

▲ 4일 호텔 리베라 노동 조합 김희준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호텔의 폐업을 '갑질 폐업'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사측의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호텔 리베라 유성의 올 연말 폐업이 노동 조합에서 공식 확인됐다. 노조는 이 폐업을 '갑질 폐업'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4일 호텔 리베라 유성 노조는 노조 사무실에서 호텔 리베라 갑질 폐업 추진에 따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사측의 폐업 추진 현황과 노조 입장을 설명했다.

기자 간담회에서 김희준 노조 위원장은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2004년 위장 폐업에 이어 올 7월부터 호텔 리베라 유성을 폐업하겠고 공공연히 말하며, 조합원과 직원을 협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주 안에 마지막으로 박 회장에게 노조의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라며 "노조의 양보에도 회생 방안을 거절하고, 폐업을 강행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원해 투장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달 17일 회사 회생 방안 논의를 위한 노사 협의회가 개최됐다.

협의회에서 노조는 회사가 향후 문을 닫지 않고, 전체 직원의 고용만 보장한다면 노조는 회사의 제시안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노조 수용안과 호텔 전체 운영 계획을 갖고 마지막으로 회장에게 보고하겠다는 간략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노조는 경영난에 따른 폐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 해 호텔 리베라 유성의 실질적인 영업 적자가 8억원 정도에 불과하고, 2020년에는 약 14억원의 영업 이익을 추정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호텔 리베아 유성을 운영하고 있는 신안레져의 추정 손익 계산서에는 2018년 7억원, 2019년 10억원, 2020년 14억원의 영업 이익을 예상하고 있음에도 폐업을 하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호텔 운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노조는 판단했다.

노조는 또 신안레져 정용하 대표 이사 취임 후 회계 법인과 노무 법인에서 경영 컨설팅 등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측은 컨설팅 결과와 경영의 어려움을 설득할 어떤 자료도 노조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 이사는 2004년 호텔 리베라 유성 위장 폐업 당시 대표 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라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호텔 리베라 유성의 영업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는 제3자 매각을 제시했다.

노조는 호텔이 폐업할 경우 호텔에 근무 중인 직원과 그 가족, 납품·협력 업체, 주변 상인 생존권 등을 고려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 가운데 하나인 갑질이라고 규정했다.

호텔의 영업 정상화가 최우선이고, 이를 통한 고용 안정과 주변 상권 안정 등 주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재계 순위 79위의 신안그룹이 호텔 영업을 지속하기 싫다면 제3자 매각 등을 통해 호텔 리베라 유성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동반 성장에 가치를 두라는 지적인 셈이다.

이와 함께 MICE 산업을 역점 시책으로 삼고 있는 대전시와 유성구에도 정책적 배려와 노력 등을 요청했다.

노조는 호텔 리베라 유성의 컨벤션 기능으로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호텔이 폐업될 경우 컨벤션 기능 약화를 예상했다.

따라서 대전 컨벤션 센터(DCC)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 부문을 고려해 줄 것과 호텔의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시장과 유성구청장의 박 회장 면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폐업 이후 호텔 부지를 주상 복합으로 추진하려는 신안그룹의 계획에 인허가권자인 대전시와 유성구가 이를 부결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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