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역사 사라져도 수수방관…종사자 실직, 경기 침체 등 대책 마련 없어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호텔 리베라 유성이 30년 역사를 뒤로 하고 올 연말까지 영업 후 폐업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전시의 정책적 지원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대전시가 MICE 산업과 의료 관광, 지역 관광 발전을 핵심 정책의 하나로 두고도 지역에서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이 호텔의 폐업을 막지 못했다는 것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2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호텔 리베라 유성 종사자가 실직 상태에 놓이고, 주변 상권 침체 등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책 마련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MICE 산업 육성 등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 호텔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있었냐는데 촛점이 맞춰진다.

시는 그동안 사실상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마케팅공사 소유의 대전 컨벤션 센터(DCC)를 제 집처럼 써 왔다. 공사의 행사 실적은 올릴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소홀했던 것이다.

어쩌다 조찬 행사 등이 필요할 경우 DCC 인근 호텔을 이용하면서 전통적인 유성 온천 지구의 호텔을 외면해 온 것도 사실이다.

거창하게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목적이 아니라고 해도 시에서 주관·주최하는 각종 행사를 DCC와 더불어 지역 호텔에서 진행하도록 했다면 이 지경에까지 놓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유성 온천 지구에 있는 몇몇 호텔이 투숙객 감소로 경영이 악화돼 호텔 리베라 유성과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주상 복합으로 업종을 바꾼 홍인 호텔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호텔 리베라 유성 폐업에 따른 실직 문제와 주변 상권 침체도 해결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이 호텔의 파업 당시 250명 이상이 근무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 폐업으로 200명 이상이 실직 상태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단지 호텔 하나가 문을 닫는 문제를 넘어 선다.

2006년 파업과 폐업을 마치고 다시 영업을 시작했을 무렵으로 시간을 되돌려 보면 시는 물론, 지역 정치권까지 나서 정상 영업을 호소했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 호텔 리베라 유성 주변 약 600개 음식점 등의 경영난 등으로 지역 경기 침체까지 지적됐을 정도다.

특히 호텔 리베라 유성이 갖는 역사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88년 지역 최초의 특급 호텔로 개관한 호텔 리베라 유성은 1993년 대전 엑스포를 찾아온 손님을 맞는 한 축이 됐고, 2002년 월드컵 당시에는 본부 호텔이기도 했다.

역사가 일천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전에서 30년이나 된 호텔의 폐업에 모두가 수수방관할 뿐이다. 역사가 일천하면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만들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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