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문학관 기획 전시 준비 과정서…공식 창립 행사 2년 전부터 활동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대전 문학관이 올해 2번째 기획 전시로 마련한 '호서 문학 소개전-여기와 거기 기록의 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학 단체인 호서 문학회의 역사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발견했다.

호서 문학회는 현존하는 문학 단체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종합 문학 단체로, 이번 자료의 발견이 한국 문학사를 새로 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호서 문학회는 그동안 '머들령의 시인'으로 알려진 정훈 시인을 중심으로 약 50명의 회원이 모여 한국 전쟁 중이었던 1951년 11월 11일 미국 공보원 강당인 현 대전NC백화점 자리에서 창립 행사를 개최하며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문학관과 박헌오 초대 문학관장은 1949년 발간된 호서학보를 조사하던 중 115쪽에 호서 문학회를 소개하는 광고가 실려 있는 것을 발견해 호서 문학회가 공식적인 창립 행사를 개최하기 전인 1949년에도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됐다.

호서학보는 최근 박 초대 관장이 개인 소장하게 된 자료로, 정훈 시인이 설립한 대전 지역 최초 사립 대학인 '호서 민중 대학' 창립 1주년 기념으로 발간됐다.

이 자료에는 시·소설·꽁트 등의 작품을 비롯해 창간사·축사·학교 연혁·직원·학생 명부 등을 수록하고 있다.
이번 자료의 발견으로 호서 문학회 뿐만 아니라 1952년부터 호서 문학회에서 발간하고 있는 한국 최장수 종합 문학 잡지 호서 문학의 연구 필요성이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호서 문학 창간호는 전쟁 중에 출간돼 당시 대전의 인쇄 기술과 출판 현황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한국 전쟁을 계기로 월남한 아동 문학가 강소천의 시 '소라'가 수록 돼 있어 대전의 작가와 대전으로 피난온 작가의 교류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호서 문학회와 문학 잡지 호서 문학과 호서학보를 소개하는 대전 문학관의 기획 전시는 올 10월 31일까지 문학관 1층 기획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자세한 내용은 대전 문학관(042-626-5021)으로 문의하면 안내 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