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하늘만 바라봐야 하나’ 자조의 목소리 높아

▲ 장기간 계속된 가뭄으로 피해가 확산되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의 가뭄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시티저널 이명우 기자 ]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농촌이 타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마련된 충남도의 가뭄대책이 그동안 논의되던 것 외에 특별한 방책이 눈에 띄지 않아 농민들은 하늘만 바라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수지는 초원으로 변하고 논은 거북등처럼 갈라진 가뭄의 피해가 도내 전지역으로 확산일로에 있다. 공장도 용수부족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충남도 안희정지사는 22일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심각수준에 다다른 가뭄을 대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앞으로 비가 계속 내리지 않을 경우 7월 중 보령댐이‘심각단계’에 이를 전망이어서 이에 대비한 단기대책을 추진해 용수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지사는 생활용수의 경우 “시․군별 민방위급수시설 등 비상급수원에 대한 사전 점검으로 필요시 즉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단수 등 물 부족지역에 대한 병물 공급을 위해 수자원공사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급수차 동원 등 긴급 급수대책을 마련했다. 물 절약 실천 홍보 전개와 함께 공공기관 물 절약 참여방법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업용수는 제한급수에 대비해 관정 등 대체수원 개발을 추진하고 공정상 공업용수가 필수인 기업체를 제외한 산단별 20% 절감을 유도하고 개별 공장은 자체 관정을 개발해 대처토록 하겠다.”며 “특히 제한급수로 인한 피해업체 증가 시 대체수원 확보를 위한 중소기업자금 융자지원 실행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는 저수지
농업용수는 “본답초기 물 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추진 중인 긴급 가뭄대책 및 수원개발을 조기 마무리하고 6월말까지 비가 오지 않아 가뭄피해 확산 우려지역을 대상으로 긴급급수대책을 추가로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도는 이를 위해 573개 사업에 관정 324공, 양수시설 19개소, 준설 16개소, 장비임차 175 등 142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또 염해피해를 입은 간척지 벼 고사에 지역에 대해 재 이앙 사업을 추진하고, 다음달 10일 이앙한계기 이후 이앙불가 농지에는 벼 대신 메밀, 당근, 가을배추·무, 쪽파, 시금치, 사료작물 등 대파작물 재배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충남도의 가뭄은 2012년 대기근을 시발로 올해 3번째이며 누적 강수량은 167.7mm로 평년대비 48.2% 수준이고 도내 9백 곳에 달하는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수위는 27%대로 떨어졌다.

가뭄이 심화되자 충남도는 지난 5일 경계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가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한 바 있다.

충남도의 경우 금강수계는 대청호와 용담댐의 물이 아직은 여유가 있으나 금강수계로부터 물을 공급받지 않는 보령, 서산, 홍성, 예산, 태안 지역은 가뭄 피해가 확산되고 있으며 도수로 완공으로 금강에서 생활용수를 공급 받는 보령댐의 경우 저수율이 9%대로 심각단계까지 190만톤의 여유가 있을 뿐이다.

보령 성주면, 예산 덕산, 대흥, 대술면등은 제한급수를 실시 중이며 제한급수 지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호호 저수율이 지난 14일 현재 9.3%로 악화되어 대산임해 산업단지의 물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며 청양 정산농공단지는 지하수위 저하에 따른 용수 부족을 겪고 있다.

농업지역도 논물이 마른 곳이 176ha, 밭작물이 시들은 곳 역시 110ha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가뭄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간척지의 경우 가뭄에 따른 염도가 높아짐에 따라 피해지역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도내 간척지 1만3444ha 가운데 45%인 6023ha가 고사했고 서산 AB지구는 5904ha가 피해를 입었다.

또 충남도가 수확기의 밭작물 피해 집계를 10~20%로 추계했지만 농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수치는 아니다. 작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감자의 경우 작황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는게 농민들의 전언이다.

이 같이 가뭄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당장 충남도의 가뭄대책은 농민들이 체감하는 정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여의 한 농민은 “도가 내놓은 대책은 신규 관정 확보 등에 머물러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질 못하고 있다.”며“지금 상황에서 뾰족한 대책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가뭄피해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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