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본부장 “상급기관 적절치 못했다”
광우병 충남대책위 항의 방문에서 자신 생각 밝혀

이원희 한국농촌공사 충남지역본부장.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한국농촌공사 이원희 충남지역본부장이 쇠고기협상 공사 직원 동원 댓글작성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고 판단한다. 농민에게 상처준 것은 유감이다. 나도 마이크를 잡고 했으면 의장처럼 속에 있는 말 많이 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원희 충남지역본부장은 12일 ‘광우병위험 미국산소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충남대책회의(광우병 충남대책위)’대표단이 본부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난 달 28일 한국농촌공사가 쇠고기 파문을 잠재우기 위해 인터넷 댓글 달기에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KBS의 보도 내용과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간접 적으로 전했다.

 

이원희 본부장은 전국농업인연합회 충남도연맹 김영호 의장과, 장명진 사무처장, 일반 농민 장현성씨가 항의 방문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달라”며 상급기관에 건의문 전달이나 언론을 통한 공식 사과를 요청한 자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광우병 충남대책위가 입장표명을 거듭 촉구하자 이 본부장은 “상급기관에서 지시 내리는 공문이 내려오는데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방송에서 봤는데 상당히 적절치 못했고 생각하고, 내가 (나서서 사과하기에도)적절치 못 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다만, 광우병으로 인해 시민들이 모이게 돼, 못마땅하고 유감스럽다. 내가 나가서 하지도 못했기에 누가 물어본다면 부끄러운 사람”이라면서 “위에서 이뤄진 것을 어떻게 대표해서 (내가)말을 못하지만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본사에서 이뤄졌던 일에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영호 의장은 “언론 등을 통해 농민들을 위로해 달라”고 요구했고, 장명진 사무처장은 “충남도 농촌공사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충남지역 농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할 수 있다”며 거듭 촉구했다.

 

왼쪽부터 전농 충남도연맹 김영호 의장, 장명진 사무처장, 장현성씨.

 

이에 방한오 관리실장은 “농림부 노조 이진우 위원장도 성명을 발표했고 김종석 위원장도 성명을 발표해 직원들도 함께 가고 있다”며 “노조에서 얘기하면 (그것이)우리 직원들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해명했다.

 

이원희 본부장은 뜻을 전달했음에도 설전이 계속되자 “적절치 못했다고 판단한다. 농민에게 상처준 것은 유감”이라면서 “여러분과 같이 있고 부당한 지시는 안 하겠다. 앞으로도 (농민과)함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광우병 충남대책위가 지방언론을 통한 공개적 사과 또는 상급기관에 건의문을 전달한 뒤 공개해 달라는 요구를 거듭하자 이 본부장은 “나도 앞에서 마이크잡고 했으면(자유발언) 의장처럼 속에 있는 말 많이 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광우병 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입장임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신분과 위치가 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한 입장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항의 방문에서 대화 도중 “말하는 도중에 끼어 든다”며 광우병 충남대책위 측과 한국농촌공사 충남지역본부 직원들 사이에 큰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