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앞두고 우리들 삶 이야기 펼쳐져

▲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의 공연 '공팡이' 공연 장면.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소극장 커튼콜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가정의 달을 앞두고 나의 이야기 같고, 나의 부모님 이야기 같은 우리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공감대가 형성되는 공연들이 다양하게 펼쳐져 눈길을 끈다.

먼저 가장 가깝고 가장 힘이 되지만 때론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이들, 바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 '곰팡이'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소극장 커튼콜에서 펼쳐진다.

이번 작품은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이 준비, 열 번째 공연작으로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2013년부터 매년 무대에 오른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의 대표 작품으로, 공연 때마다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에는 기존 작품과 달리 젊어진 출연진과 색다른 연출시도로 관객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한다.

주인공 영민은 친구와 싸우고, 학교에서 짤리고, 나이트 삐끼를 하는 지독한 문제아다.

또 이야기 속 모든 주인공들이 문제를 갖고 있다. 영민의 엄마는 술 먹고 남편을 때리고, 아버지는 집에서 일하며 아내에게 온갖 무시를 당한다.

▲ 연극 곰팡이 포스터.
문제투성이인 이 가족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서로를 원망하고 가족 구성원은 각자가 받은 상처를 서로의 탓으로 돌리고, 서로의 상처를 후벼 판다.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곰팡이처럼 엇박자로 살아온 영민과 순진하지만 똑소리 나는 여자친구 혜림의 이중적 대비, 적극적인 성격으로 억척이로 살아가는 인숙과 늘 죽어 사는 공처가 남철의 이중적 구조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가족의 갈등은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가도 말 한 마디로 눈 녹듯 녹아내린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오해와 지금까지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해소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준다.

정미진 작가는 "아무 의미 없이 던진 한 마디가 가족이기에 더 아프고 서운할 때가 있지만 사람들은 가족이기에 더 함부로 대하고 상처를 주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더 소통하려 들지 않고 화해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며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의 갈등과 상처, 화해 등 가족이기에 지니고 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남명옥 연출은 "2017 곰팡이는 비극적인 현실을 넘어서 사랑을 회복하는 가족의 이야기 또는 한 가정을 둘러싼 사회의 이야기이다"며 "어디선가 손 내밀고 있을 것 같은 위태로운 아이들과 링 위에 선 권투 선수처럼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세상의 모든 가장과 부부의 이야기로, 이들에게 따뜻한 후경이 돼주는 사회를 꿈꾸며 작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공연은 평일·토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5시(월요일 공연 없음) 대전 중구 대흥동 소극장 커튼콜에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 042-253-1452 로 문의 하면 된다.

이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대전 중구 대흥동 상상아트홀에서는 선욱현 작가의 '황야의 물고기'가 무대에 오른다.

▲ 연극 황야의 물고기 포스터.
이번 작품은 현실답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메시지를 던져 주는 연극으로 도심 속 서부시대 테마의 카페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순수 창작극이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서부시대를 살아가고, 이들은 서부시대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주인공이면서 주인공이 아니다. 현실에서 도태된, 저마다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테마카페 서부시대로 모여 연극놀이를 하며 그 공간 안에서만큼은 주인공으로서 살아간다.

작품 속에서 다뤄지는 인물들은 이혼과 불륜, 가난, 사고로 인한 후유증 등 흔히 다뤄지는, 그러나 흔히 겪기엔 너무도 큰 아픔을 겪었다.

그래서 이들은 현실을 피해 카페 서부시대로 숨어버리는데 서부시대는 현실의 세계가 아니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현실보다 더 현실다운 곳이다.

우리 사회가 다른 살 도리를 빨리 찾았으면 하고, 옳은 살 도리를 찾았으면 하는 것이 바로 '황야의 물고기'의 주제이다.

복영한 연출은 "극 후반부 인물들이 펼치는 행동은 서부시대로의 도피가 아닌 그렇게라도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희망으로 다가온다"며 "서부시대와 현실의 오버랩 속에서 이들은 희망을 찾고, 삶의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다. 관객들이 본 작품을 통해 황야를 벗어나 자신만의 서부시대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전예술의 전당 앙상블홀에서는 스프링페스티벌에서 연극 '내 아버지의 집'이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대전대 김상열 교수의 새로운 작품으로 1980년대를 시대배경으로 암울했던 정치 격변기에서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했던 한 인간의 삶을 그렸다.

작품은 이 시대 진정한 화해와 용서의 길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다.

특히 대전대 문예창작학과 졸업생인 이중세 작가가 지난 2015년 '대전창작희곡 공모전'에서 수상한 대상작을 극화해 더욱 주목된다.

또 분장에는 대전대 뷰티건강관리학과 방기정 교수가 음악 작곡에는 대전대 강창진 외래교수가 합류해 뜻깊은 공연이 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이시우, 정현주, 안예주 등 대전의 중견 배우들과 정아더, 김선옥, 임황건 등 젊은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 볼거리를 더한다.

이번 작품은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직접 공모를 통해 연출과 배우 등이 선발됐다.

김상열 교수는 "이번 작품은 소속 극단이 다른 다양한 배우들이 모여 새로운 연습방법을 같이 공유함으로써 대전 연극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며 "이 작업을 계기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전시와 문화재단, 예술의전당 등 공공 기관에서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계속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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