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사건 일으킨 김택기 씨 공천 강 전 최고위원 주도 논란

한나라당의 대전지역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강창희 전 최고가 당 안팎의 협공에 그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강창희 전 최고는 충청권 공천을 그가 주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계 인사들에게는 '의리 없이 자신만 살아남았다'라는 원망을, MB계 인사들로부터는 '공천을 반납하고 정계에서 은퇴하라'는 퇴출 권유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일부 한나라당 인사는 강창희 전 최고의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닐 정도로 그동안 철옹성처럼 지켜왔던 그의 권위가 당 내부에서부터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돈 봉투 살포 사건으로 당에서 제명당한 김택기 씨에 대한 공천을 강창희 전 최고가 주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나라당 윤리위(위원장 인명진)는 총선이 끝난 후 강창희 전 최고를 포함한 당 소속 심사위원 5명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김택기 씨는 전과와 탈당 문제 때문에 1차 심사에서 탈락해 3배수에도 들지 못했는데 공심위의 잘못된 결정으로 부활에 성공, 공천을 다시 받고 결국 돈 봉투 사건을 일으켜 한나라당에 치명타를 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창희 전 최고는 28일 방영된 MBC 뉴스에서 "공천가능성이 제일 높아 김택기 씨를 후보로 밀었다"며 "지난 93년의 국회 노동위 돈 봉투 사건은 다른 공심위원들도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김택기 씨의 공천은 강창희 전 최고의 주도아래 다른 공심위원들이 협조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공심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이방호 사무총장은 29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택기 공천과 관련해 인책론이 나오는데 당의 입장이 뭐냐'는 질문에 "논의한 거 없다. 누가 누구를 밀었다는 것은 (말을) 할 수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또 다른 공심위원인 이종구 의원(서울 강남갑)은 김택기 씨의 공천을 논의하며 돈 봉투 사건 등이 논의 됐지만 문제될 정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종구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원도 영월·평창·태백·정선 선거구에 최동규 씨가 한나라당의 유력후보였는데 민주당의 이광재 후보를 이기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그래서 김택기 후보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돈 봉투 사건은 논의가 많이 있었지만 15년이나 된 오래전의 일이고 본인이 직접 돈을 준 게 아니고 뇌물공여표시인데 논의 한 결과 이광재 후보를 이겨야 하니까 그 정도는 크게 잘못된 것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선진당, "강창희가 부패공천으로 국민우롱"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자유선진당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창희 전 최고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선진당 박현하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의 '개혁공천' 취지는 '당선가능성'이 절대적 요소가 아니라 부패전력, 정치철새, 탈당전력 등 부적합한 인물들을 솎아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참한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그런 원칙과 기준에 따라 '당선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 부패 이미지를 쓰고 한나라당으로부터 퇴출됐다"고 밝혔다.

 

박현하 부대변인은 "부패공천을 주도한 사람은 일찍이 부패한 사람인데도 한나라당은 강창희 씨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은 뒤 "윤리위원장이 강창희 씨의 부패공천에 대한 강력한 조사를 시사했음에도 되레 강재섭 대표는 그의 ‘국회의장론’을 설파하며 국민들을 우롱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대변인은 "부패한 강창희 씨를 국회의장에 옹립하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한나라당은 부패공화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냐"며 "아무리 선거용 사탕발림일지언정 국민들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다. 한나라당의 이중성이 목불인견"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진정 태생적 부패의 덫으로부터 헤어나는 길은 '짝퉁부패’가 아닌 '진짜부패'를몰아내는 것"이며 "그 첫째 대상은 부패공천으로 국민들을 우롱한 강창희"라고 맹공격했다.

 

강창희 전 최고가 이처럼 강하게 몰아치고 있는 당내외의 난관을 뚫고 6선에 성공, 강재섭 대표가 약속한 ‘국회의장’직을 거머 쥘 수 있을지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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