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의원 절반 가까이 비리, 추문에 연루

대전시의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의 근원지는 다른 곳도 아닌 의원들 자신이다.

 

시의회는 불과 일주일 사이에 의원들의 각종 잘못이 드러나 언론으로부터 호된 검증을 받고 있고 일부 사안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시티저널>

 

<시티저널>은 '시의원이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실명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갔으나 당사자들의 완강한 부인으로 '소문과 사실은 다르다'는 기사를 올렸다.

 

필자는 제보를 받자마자 취재에 들어갔으나 당사자들의 해명은 '성추행'보다는 해프닝에 가까웠으며 급격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을 진정시키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기사를 올렸으나 동료 기자들로부터 '변죽만 울렸다, 해명성 기사'라는 질책을 받았다.

 

이튿날인 지난 달 29일 <데일리안>은 권형례 의원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데일리안>은 대전시의회 권형례 의원 (선진당, 비례대표)의 가족이 운영하는 A 유치원이 수년간 원장 면허를 대여 받아 운영을 했으며 허위 신고로 교육청 지원금 수억 원을 받아 냈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은 A 유치원이 2000년도부터 유치원 설립의 필수요건인 원장을 채용치 않고 원장 자격증을 대여해 서류상으로만 원장을 임용하는 불법을 저질러 왔으며 임용도 하지 않은 원장을 임용한 것처럼 신고해 교육청으로 부터 2007년도만 1억 5000여만 원의 지원을 받는 등 매년 1억 원대의 지원금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대전시 서부교육청은 조만간 '실사'에 들어간다고 밝혔으나 권형례 의원의 말과 다른 부분이 있어 제대로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권 의원은 교육청을 담당하는 시의회 교사위 소속 의원이다.

 

주말에 잠시 잠잠했던 시의회 기사는 3일 아침 일찍 김영관 의장이 '투기'를 했다는 <대전CBS>의 보도로 충격에 휩싸인다.

 

<대전CBS>는 김영관 대전시의회 의장이 농업인’의 신분으로 ‘영농을 목적으로’ 지난 2002년 중구 안영동의 논 2500㎡를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대전CBS>는 김영관 의장이 관리인에게 영농을 맡기고 직접 농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땅을 산 뒤 8개월 만에 김 의장의 바로 옆 땅이 경륜장 부지로 결정됐다며 부지 매입 시점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월요일 오전에 보도된 <대전CBS>의 기사로 대전시의회는 발칵 뒤집혔으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디트뉴스>는 이날 오후 대전시의회 소속의 심준홍 부의장, 박희진 의원, 박수범 의원이 같은 당 소속의 대덕구 기초의원 6명과 함께 한나라당 대덕구 총선 후보인 이창섭 충남대 교수로 부터 음식물을 제공 받은 사실이 적발 돼 선관위로 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보도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3명의 시의원은 식대의 50배를 과태료로, 심준홍 부의장의 경우 기부행위제공 의사표시 혐의로 수사의뢰, 또는 고발 조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4일에는 시의회 A 의원이 음주운전으로 단속 됐다는 소문을 쫓아 취재 기자들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쯤 되면 비리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자신들의 잘못을 '사과'하고 있지 않다는 것. 일부 의원은 취재기자에게 화를 내고 일부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 기사를 내려달라'는 으름장을 놓고 있으며 또 다른 일부 의원들은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행동에 선량의 자질을 의심받고 있다.

 

한편, 대전의 유력 시민단체들은 대전시의회 의원들의 일탈 행동과 관련 진심이 담긴 사과와 해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 또는 '의원직 사퇴'요구와 함께 소속 정당의 입장을 요구 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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