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대전시당 박희조 사무처장]각 정당의 대표는 통상적으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소속 정당이 추구하는 그 해의 우선정책 순위를 밝히고 정국에 대한 나름의 처방과 대책을 내놓는다. 국민들은 정치에 대개 무관심한편이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각 정당의 '새해다짐'을 눈여겨본다.

시도당의 신년기자간담회도 예외가 아니다. 먼저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지난 6일 올해 대전시의 국비지원 사상 첫 2조원시대를 활짝 여는데 집권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해 해낸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큰 틀에서의 공천방향과 기준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었다.

민주당 대전시당도 13일 개헌, 안철수 신당, 과학벨트 그리고 지방선거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모름지기 대전시민들은 양당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치 전반에 대해 정보를 접하고 여야 간 쟁점이 되는 부분을 상호 비교해 보았을 것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올해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나 정당을 선택하는 하나의 판단기준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타당 신년 기자간담회를 두고 미주알고주알 견해를 밝히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이상민위원장은 그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새누리당 소속 현역 구청장들의 민주당 접촉설에 대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전제한 뒤, 대놓고 "민주당 강령에 충실하다면 함께 할 수 있는 동지"라고 했다고 한다. 참으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다. 타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둘째치고, 정당정치 선진화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대단히 부적절하고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본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동안 충청지역을 짓눌러왔었고 지역정치 발전을 가로막았던 이유 중 하나가 명분없이 시류에 편승해 이당 저당을 옮기는 행태라고 꼽고 싶다. 이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분석은 후대의 역사가와 학자들의 몫이지만 적어도 대부분 언론과 시민사회계로부터는 이미 심판이 내려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정당정치의 한 복판에서 현실정치를 이끌고 정치 선진화를 위해 앞장서야할 분이 그것도 타당의 현직 단체장에 '추한 러브콜'을 보내는 장면은 많은 시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언급한 소속 정당 단체장에게 정정당당하게 공천경쟁에 임할 것을 당부하고 민주당은 민주당 나름대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발굴해 여야가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제안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번 6.4 지방선거는 충청지역에서 사실상 양당체제로 치르는 최초의 지방선거다. 여야 각 정당 공히 유권자에게 예측가능성 높은 정치, 정당정치 선진화라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책임와 권리가 있다고 본다. 어느 정당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소명을 외면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만약 이를 거부하면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박희조(새누리당 대전광역시당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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