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로 이뤄진 극단, 학생들에게 꿈 전달해

▲ 교사들로 이뤄진 극단, 초록칠판이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공연을 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학교에서 뵜을 때랑 정말 달랐어요. 전문 배우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우리 선생님이시더라구요. 선생님이 직접 연기를 하니까 더 집중이 되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매주 수요일이면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연습실이 웃음소리로 떠들썩해진다.

발성연습과 함께 대사 한줄 한줄을 힘 있게 표현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충남지역 교사들로 이뤄진 '초록칠판' 단원들이다.

초록칠판은 연극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한 교사극단으로 지난 2005년 10월에 창단, 초·중·고 약 30여명의 교사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창단 첫해 '그 학교'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너도 그렇다', 2009년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2011년 '그대를 사랑합니다', 2012년 '하루' 등 모두 15편의 공연을 현재까지 무대에 올렸다.

▲ 교사들로 이뤄진 극단, 초록칠판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초록칠판은 '아이들에게는 꿈, 교사와 학부모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주는 연극'이란 취지로 교육연극에 관심있는 천안.아산지역의 교사를 중심으로 학교현장과 함께 하는 다양한 교육연극 활동을 위해 창단됐다고 한다.

배우는 모두 교사들로 처음에는 12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30여명으로 늘어나 다양한 작품을 소화하고 있다.

교사들은 대학에서 극단에 활동을 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연극 경험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들로 꾸준한 연습과 연구, 대학 워크숍, 국립극장 연수 등에 참여하며 배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또 여름.겨울 방학마다 펼쳐지는 전국교사연극협의회에 참가해 교육을 받는 등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 교사들로 이뤄진 극단, 초록칠판이 워크숍 공연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덕분에 공연은 항상 만원으로 매 공연때마다 300석 소극장이 꽉차고, 관객이 많은 날은 계단에 앉을 정도록 인기가 좋다.

특히 초록칠판의 공연은 관객층이 다양한 것이 특징으로 갓 돌을 지난 어린 아이부터 지팡이를 짚고 온 백발 노인까지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소극장을 찾고 있다.

또 모든 공연에 빠짐 없이 오는 단골 관객까지 있어 대학로 공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충남에서는 꾀나 유명한 극단으로 통한다.

단원들은 공연 뿐 아니라 교육연극을 활용한 융합형 수업모형, 수업지도안을 개발하고 교사 연수 '연극으로 만나는 재미있는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제동행 문화예술체험으로 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극에서 나오는 교훈을 새겨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 초록칠판 단원들이 연습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더불어 연극반 운영과 연극 캠프 등을 실시해 학생들이 자기 표현을 하고 각종 연극제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자기표현 능력을 향상시켜 자아존중감을 높혀 감수성 예민한 시기에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다.

단원들은 학생들에게 꿈을 꾸라는 말 대신 직접 자신들의 공연을 통해 꿈을 꾸고 실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학생들이 꿈 꿀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초록칠판 하태민 대표는 "연극을 하면서 학생들과 좀더 가까워지고 이해하며 정서적 공감대 형성으로 아이들의 인성교육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며 "연극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초록칠판의 공연은 오는 21일까지 충남학생교육문화원에서 평일에는 오후 7시에, 토요일에는 오후 4시 30분에 '꽃마차는 달려간다'는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