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합창단 부지휘자 선정 두고 뒷말 무성

"시청에 9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일은 문화 체육계의 고질적인 엽관주의를 해결 한 것입니다"

 

지난 달 30일 퇴임한 양홍규 전 정무부시장이 기자와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양홍규 전 부시장의 자부심은 온데간데없고 문화 예술계의 투기성 모함이 여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시는 14일 청소년합창단 지휘를 전담할 시립합창단 부지휘자로 이영재 씨를 내정 했다고 발표했다.

 

부지휘자로 내정된 이영재 씨는 계명대 성악 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 맨하튼 음대에서 음악석사를 뉴욕주립대에서 음악학 박사를 취득한 지역의 인재다.

 

그는 뉴욕주립대 음악과 카메라타 싱거 콰이어의 부지휘자와 유성구 여성합창단을 5년 가까이 이끈 경험이 있으며 현재 극동방송 여성합창단에서 지휘자로 침신대 대학원에서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영재 씨는 대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까지 졸업 한 뒤 대구에서의 대학생활과 오랜 유학 기간 때문에 대전을 떠나 있다가 5년 전부터 정착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부를 위해 대전을 잠시 떠나 있었던 게 문제가 됐던 걸까.

 

대전의 토박이 문화 예술계 인사들은 이영재 씨의 경력이나 활동이 불분명하다며 한 달 전부터 꾸준히 그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헐뜯기에 나섰다.

 

그가 이처럼 모함에 시달린 이유 중에 하나는 그가 다니는 교회도 한 몫 했다.

 

대전 탄방동에 위치한 천성교회는 대전시 고위 인사들이 신도로 있는데다가 지난 해 4월, 당시 이명박 후보가 선거운동차 들리기도 했던 곳으로 유명해졌으며 대전지역의 많은 유력인사들이 교인으로 있어 '대전판 소망교회'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던 곳이다.

 

이영재 씨는 천성교회에서 합창단을 이끌고 있으며 이런 인연이 빌미가 돼 이영재 씨의 청소년합창단 지휘를 반대하는 인사들은 '교회의 유력 인사들이 이영재 씨의 지휘자 내정 사실을 한 달 전 부터 유포하고 다녔다'며 험담을 퍼트렸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욱 확산 돼 '천성교회에 다니는 시청 고위 간부의 부인이 이영재 씨가 내정 되도록 힘을 썼다'는 말이 대전지역 문화예술계에 그럴싸하게 유포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는 A 씨는 "심사를 하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없었다면 당연히 취소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양돼야 할 일"이라고 지적하고 "남을 헐뜯기 보다는 서로 서로 도와주는 풍토가 조성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전에서는 언제쯤 서로 헐뜯는 문화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상대를 격려하며 같이 성장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취재 기간 내내 답답함이 가슴을 짓눌렀다면 너무 '나이브'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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