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양홍규 정무부시장 사퇴, 총선 출마

 

대전시 양홍규 정무부시장이 자신의 후임으로 정치인 보다는 전문가 또는 여성이 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홍규 정무부시장은 30일 오전 시청 기자회견장에서 퇴임식을 갖고 9개월 만에 시청을 떠났다.

 

양 부시장은 후임 정무부시장 인선이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박성효 시장이 제가 그만 둔다고 보고 드린 순간부터 여러 가지 상황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후임과 관련 고 박정희 대통령의 말로 자신의 심경을 대신했다.

 

양홍규 부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516 혁명을 일으키고 취임 일성이 '이제 나와 같이 불행한 군인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며 "출마 하려는 순간부터 일이 손에 안 잡히더라"고 고백했다.

 

양 부시장은 "정무부시장이라는 자리를 정치하는 사람들이 발판으로 삼지 말자"며 "대전시를 위해서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사람, 시정을 위해서 전력을 할 수 있는 사람, 경제 또는 환경, 교육 분야에서 그 부분의 전문가가 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의 섬세한 손길과 마음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며 여성계 인사 영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정치인 정무부시장은 자신이 마지막 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며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후임 '대전시 정무부시장 상'을 제시한 것이다.

 

양홍규 정무부시장은 퇴임전 마지막 임무였던 '대전시 선거구 증설'과 관련 "대전의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 준다면 2월 15일 결정하는데 좋은 결과도 있을 수 있다"며 "시청을 나가도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홍규 정무부시장은 퇴임사를 통해 "공직에 처음 들어와서 개인 사업을 편하게 하다 시청에 들어와서 공직자들의 모습을 보니 몇 가지 발견할 수 있었다"며 "공무원들이 생각했던 거 보다 타이트하고 성실하다"고 '9개월 동료들'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30일 사퇴를 하고 대전시를 떠나는 양홍규 정무부시장은 31일 총선 출마 선언을 통해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다.

 

다음은 양홍규 정무부시장이 시청 전체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

 퇴임에 즈음하여

                                     정무부시장   양 홍 규

존경하는 대전시 공직자 여러분 !

저는 오늘 여러분 곁을 떠납니다.
지난 해 4월 취임하여 불과 9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9년의 세월을 여러분과 함께 한 것같습니다.


함께 한 시간은 짧았지만,
함께 한 정(情)과 느낌만큼은 깊고 넘쳐났기 때문인가 봅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과 같이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기 때문에,
헤어짐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제가 근무하는 동안 격려해 주시고 도와주신 사랑에 우선 감사를 드립니다.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박성효 시장님과 동료직원 여러분들이십니다.

부족한 저에게 정무부시장이라는 소임을 맡겨 주셨고,
함께 하면서도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속에서 주저 없이 일할 수 있었고,
많은 보람을 만끽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또, 김영관 의장님을 비롯한 시의회 의원님들, 언론인 여러분께도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시정에 대한 비판과 채찍은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고,
더 큰 눈을 갖도록 일깨워 주셨습니다.
말 한마디, 글 한줄에도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어 좋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대전시 공직자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한 짧은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저는 취임을 하면서  
‘밝은 웃음’으로 성심을 다하고,
현안 해결을 위해서라면 어느 곳, 누구 든 찾아가 읍소하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오늘 퇴임에 즈음하여 그동안 제가 우리 시를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되새겨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민원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눈물과 아픔의 틈바구니 속에서 끊임없는 설득과 대화를 했습니다.
교류협력 MOU체결을 위해 지구 반대편,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테퀴니시(市)까지 다녀오기도 했고, 중국 심양시에서 열린 포럼에 참가하여 우리시의 혁신역량을 소개해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비확보를 위해 시장님, 관련부처 담당공무원들과 함께 국회와 중앙부처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습니다.
의회, 언론인과 많은 대화와 토론의 시간들을 가지면서 우리시와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전 시 초유의 11일간의 버스파업 기간 중 시장님, 관계 공무원, 버스운전자, 버스사업자 등과 밤샘하여 머리를 맞대고 파업중단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 기억은 저에게 지울 수 없는 진한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고,
보람된 순간들이었습니다.
함께 해준 직원들이 있었기에,
소중한 경험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제 제가 시청에 들어올 때 여러분에게 드리려 다짐했던
‘밝은 웃음’을 오히려 제가 받고 떠납니다.
제가 느낀 그 웃음은 단지 웃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시민을 위한 살아 꿈틀거리는 희망이었고, 시민을 위한 간절한 눈물이었습니다.

 

저는 밖에서 보지 못한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을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 우리 대전의 희망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 희망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들 입니다.

물은 100도에 이르지 않으면 결코 끊지 않고,
증기기관차는 게이지가 212도를 가르켜야 움직입니다.


99도, 211도에서는 절대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다고 합니다.
고작 1도 차이일 뿐인데도 말입니다.

여러분이 그동안 보여주신 노력과 열정에
1퍼센트를 더한다면 큰 변화가 대전시에 일어날 것입니다.
시민들 마음은 움직일 것이고, 그 마음은 100도씨 행복으로 끊을 것입니다.

 

박성효 시장님과 여러분의 1퍼센트 더한 열정이 함께한다면 가능한 일 이라 저는 확신하고 떠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전시 공직자 여러분!

떠나는 심정, 아쉬워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제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시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차림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
여러분의 솔직함과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지금 껏 살아온 다른 시간들보다
여러분과 함께한 9개월이 더 행복했습니다.
이래서 인생은 ‘의외로’ 멋진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저는 이 자리를 떠나지만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하십시오.

메일주소 planforyou@korea.com
전화번호 : 011-9402-0003

2008.  1.  30.

대전광역시 정무부시장    양  홍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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