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우리지역에 발생한 현안들을 심층 취재하는 핫이슈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전시 교육청의 예산낭비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전시티저널의 김기석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김기석 입니다

 

 

1, 대전광역시교육청 교체 주기 5년의 교육용 PC를 구매하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컴퓨터를 다른 지역 교육청보다 고가에 대량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해 12월 부터 금년 1월까지 7,725대의 컴퓨터를 총 예산 79억 원 상당의 노후PC 교체사업을 확정하고 구매에 나섰으나 일선 학교에서 구입을 결정한 거의 모든 컴퓨터가 향후 5년간 사용하기 힘든 제품인데다가 일부 제품은 작년 말을 기준으로 단종 된 것으로 알려져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2, 결국 그 피해가 학생들에게 갈거 같은데요.

 

 

-네, 이번에 구매 계약을 체결한 컴퓨터는 각 급 학교에서 학생들이 실습용으로 사용할 제품으로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 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입니다.

 

 

3, 시민들의 세금으로 학생들이 교육하는 컴퓨터를 사는거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컴퓨터를 사는 게 당연할텐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겁니까

 

 

-가장 큰 이유는 79억 원의 혈세를 사용하면서 제품가격을 낮출 수 있는 '공개경쟁입찰'을 하지 않은 게 문젭니다.

 

 

4, 타 지역은 어떻습니까, 모두 그런 방법으로만 컴퓨터를 구매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타 지역인 광주광역시의회의 제안으로 교육청에서 각 학교별로 '공개경쟁입찰'을 하도록 지시해 고가사양 제품을 저가에 구입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 됐는데요, 대전의 경우 거의 모든 학교가 조달청 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해 제품을 구입했고 일부 옵션의 경우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조사결과 공개경쟁입찰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5, 결국 학생들이 금년 신학기 부터 저사양의 컴퓨터로 수업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는데요, 교육청에서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구매지침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서요.

 

 

-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해 12월 17일 각 급 학교에 공문을 통해 보급규격을 시달했으나 이는 지난 해 8월 광주시교육청에서 구입한 제품보다 낮은 사양으로 구성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격은 교사용 노트북의 경우 120만원, 학생용 데스크톱의 경우 100만원으로 책정 됐습니다.

 

 

6, 광주시교육청보다 컴퓨터를 늦게 구매했으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샀다는게 선뜻 이해가 안되는데요. 대전시교육청에서 구입한 컴퓨터 사양과 광주시교육청에서 구입한 컴퓨터의 성능을 간단하게 비교 좀 해 주시죠.

 

 

- 교사용 노트북의 경우 대전시교육청이 구입한 제품은 메모리가 1기가인데 반해 광주시교육청은 2기가 제품이고요,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CPU의 경우 대전은 T7250 광주는 T7300으로 광주교육청이 훨씬 좋은 제품입니다.

 

 

7, 네 학생용 데스크탑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네, 학생용 데스크탑도 마찬가지로 광주시교육청은 메모리를 2기가 DDR투로 대전은 1기가 이상으로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광주시 교육청은 이미 보급되고 있는 윈도우 OS인 Vista 출시로 컴퓨터 사양이 고급화됨에 따라 이후 Vista 탑재를 대비해 CPU는 C2D급 이상으로, 메모리는 2기가바이트가 필수라고 공지를 한 반면 대전시교육청은 이 부분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8, 광주시교육청에서는 제품을 저가에 구매하기 위해 구매일정을 미뤘다는 말도 있던데요.

 

 

-네, 그렇습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각 업체에서 작년 8월 20일 이후 제품가격을 인하 할 것으로 알려지자 구매 시기를 20일 이후로 넘겨 고사양의 제품을 저가에 구입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사실들이 교육청 주변으로 알려지자 광주광역시교육청보다 뒤늦게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왜 저사양의 제품을 고가에 샀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9, 컴퓨터를 판매하는 업체 관계자들이 내용을 잘 알거 같은데요, 업체와 교육청 반응은 어떻습니까?

 

 

-네, 교육청 소식에 밝은 아무개 씨는통상 3월 신학기에 사용할 제품은 2월말 까지만 설치를 하면 되는데 왜 연말에 구매를 서둘렀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전광역시교육청의 주무부서인 과학직업정보과의 H 씨는 광주광역시의 사례를 몰랐다며 일부러 저사양의 제품을 산 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게 주변 반응입니다.

 

 

10, 교육청 관계자는 방학을 이용해 제품을 설치하기 위해서 방학 전에 구매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던데요, 적절한 해명인가요?

 

 

-아닙니다. 교육청 컴퓨터 보급 사업에 참여 했었다고 밝힌 아무개 씨는 설치 업체는 따로 있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떨어질 2월에 구매를 결정하고 봄방학 등을 이용해 제품을 설치하면 된다고 말했고요, 특히 교사용 노트북의 경우는 구매를 결정 한 뒤 바로 지급하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11, 그럼 몇개월 뒤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데 왜 연말에 그렇게 급하게 구매 한 겁니까?

 

 

-대전시의회 교육사회위원인 박희진 의원에 따르면요, 연말까지 각 학교에서 펜티엄 포급 이상의 컴퓨터를 몇대나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혁신업무 평가의 점수를 삼는답니다. 그 이유때문에 연말에 기종선정위원회를 급하게 열어 컴퓨터를 급하게 구입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2, 2007년도 예산이라서 연말까지 꼭 사용해야 했다는 핑계도 댔다면서요.

 

 

-네, 사실을 확인해 본 결과 그야말로 핑계였습니다. 대전시의회 관련 공무원은 사고이월과 명시이월제도가 있다고 알려왔는데요,

 

 

사고이월은 '지출을 끝내지 못한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해당되고 명시이월은 '해당연도내에 지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 될 때 의회의 승인을 얻어 이월하여 사용 할 수 있는 규정이랍니다.

 

 

결국 법을 알거나 제대로 해석했어도 금년 2월에 저가에 고사양의 컴퓨터를 구입해서 학생들에게 보급 할 수 있었던 상황인데도 자신들의 점수관리를 위해서 예산을 집행 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13, 컴퓨터기종선정위원회가 열렸으면 사용자인 교사와 학생들의 의견도 반영 됐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전체 학교의 기종선정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교사의 경우 대전시 교육청 지시로 각급 학교에서 구입하려고 하는 컴퓨터 성능이 떨어지자 자비를 보태서라도 좋은 제품을 사실 희망했으나 담당 관계자에 의해 거절 당한게 나와 있습니다.

 

 

또한 어떤 학교도 가장 중요한 사용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14,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사용 노트북을 사면서 고성능의 컴을 살 수 있는 가격인데도 낮은 사양의 제품을 사고 나머지 돈으로 외장형 하드를 구매했다면서요.

 

 

-네, 이번 일을 취재하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안될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졌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컴퓨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아무개 씨는 외장형 HDD를 구입 할 필요 없이 그 비용으로 노트북 메모리를 늘려주면 될 텐데 왜 그런 식으로 구매를 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15,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광주시교육청을 예로들며 거짓해명 까지 했다고요.

 

 

-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광주시교육청에서 컴퓨터를 싸게 구매한 건 맞지만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하자 이익이 남지 않는다며 S사 등 대기업에서 응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마저도 사실 확인결과 '거짓'으로 밝혀졌습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공개경쟁입찰을 하니까 삼성 엘지 삼보 HP 등 대전보다 많은 업체들이 입찰했다고 밝혔고요, "500만 원 이상은 경쟁 입찰로 하다 보니까 가격경쟁이 되서 예산이 많이 절약됐다"고 자랑했습니다.

 

16, 예산지원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던데 그건 또 어떤 내용입니까

 

 

-네 대전시교육청은 PC 교체 사업에 예산 81억 원을 지원했으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자체예산은 한 푼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 됐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몇 십만 원 정도의 예산을 부담한 경우도 있지만 몇 천 만원의 지원금에 비하면 생색내기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17, 광주시교육청은 어떻게 지원했습니까?

 

 

-네, 광주시 교육청은 교육청과 학교가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는 '매칭 펀드'로 예산을 지원해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이런 광주시 교육청의 예산지원방식은 자체 재정적립에 인색한 사립학교를 비롯해 대부분의 학교에서 자체 예산을 끌어냄으로써 교육청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요, 노후 컴퓨터 교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해 투입한 예산 50억 원 중 12억 원의 예산을 절약해 더 많은 노후 PC를 교체 했고 2008년도에도 노후 컴퓨터 교체 사업을 계속 추진합니다.

 

 

18, 이쯤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교조에서 비판을 했다던데 내용을 소개 해 주시죠.

 

 

-네, 전교조 대전지부 이찬현 사무처장은 광주교육청의 컴퓨터 구입 사례를 각 급 학교에 신속하게 공문을 보내 최신 사양의 컴퓨터를 구입 할 수 있도록 행정조치를 했어야 한다며 대전시교육청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합리적 방법을 통해 공정한 가격으로 최신 컴퓨터를 살 수 있도록 교육청이 각 학교에 폭넓은 방향을 제시 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낮은 사양을 제시해 학교에서 다양성을 발휘 할 수 없게 한 것은 문제라며 대전시교육청의 탁상행정을 꼬집었습니다.

 

 

이찬현 사무처장은 정확한 진상을 알아 본 뒤 적절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해 전교조의 향후 대책이 주목 됩니다.

 

 

19, 이렇게 어이없는 행정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컴퓨터를 보급하지 못한 교육청이 책임회피성 행정으로 비판을 자초했다던데요.

 

 

-네, 대전시교육청은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광주시교육청에 마진을 줄여가며 PC를 싸게 납품한 회사들이 잘못이 있는 거 아니냐는 질의를 조달청에 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 관계자들은 대리점 마진까지 포기해가며 적절한 가격에 광주시 교육청에 컴퓨터를 납품한 업체가 무슨 죄가 있냐면서 대전시교육청이 자신들의 잘못된 행정을 개선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책임회피성 질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