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잠 한아름아파트 주민들 강하게 반발

대전시 유성 진잠동의 한아름 아파트 104동과 105동 옆 벽면에 LPG충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대전 유성 진잠의 한 아파트에서 주변에 가스충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원천반대하고 나섰다.

신우한아름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이하 한아름아파트) 지난해 12월 6일 근접한 서대전IC 진입로 부근에 유성구청으로부터 LPG충전소가 영업허가를 받아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아름아파트 측은 21일 관리사무실에 모인 자리에서 “허가기준과 시설기준 중 시설기준에 맞춰놓았다”며 “안전에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조성운 회장(54)은 “주민들은 지난해 8월 LPG충전소에 영업허가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들어오는 것도 몰랐다”면서 “유성구에서 사전에 답습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등 신중을 기해야 했다”고 유성구를 탓했다.

 

그는 “적법절차라고 해서 영업허가를 내줬지만 주변에 C&G가스도 있고 방동저수지 부근에도 가스저장소가 있어 연쇄폭발가능성도 있다”며 “혐오시설이면서 위험시설이기 때문에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저지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 들어서는 LPG충전소는 서일고등학교와 여고학생들의 통학하는 도로가이고 버스정류장이 위치해 있다”며 “충전소가 들어서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며 최악의 상황에는 농성과 함께 불매운동도 하자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성구, 허가취소 노력 중...그러나 쉽지 않을 것

 

한아름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조성운 회장(54, 왼쪽)과 유성구의회 주민생활자치위원장 권형진 의원(오른쪽)
유성구의회 권형진 의원은 “결과를 예측하면서 일을 추진해야 한다”며 “사전에 불거졌다면 적극 검토했겠지만 이미 유성구청에서 단

 

그는 “지역민의 대표로써 주민의 입장에 서서 충분히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영업허가를 유성구에서 취소해 사업자가 행정소송을 할 경우 소송에서 패할 확률이 많고 그 후에는 재허가와 함께 손해배상도 해줘야 한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유성구청의 담당부서인 과학산업과 전환규 상공담당은 “관련법을 9가지 이상 검토했으나 적법했다”며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영업허가취소를 고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가 취소부분에 대해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있지만 결론을 못 내리는 상태”라며 “사업자가 허가를 신청했을 당시도 원래는 접수 후 4일 안에 처리해야 했지만 최대한 불허할 방법을 검토했었고 결국 찾지 못해 25일 만에 허가를 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위험소지 다분...버스정류장, 공원은 허가사항과 무관

 

한아름아파트 측이 충전소의 원천반대를 요구하면서 주변 여건의 불합리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 주민은 “LPG충전소 폭발사고는 저장소의 안전성 문제가 아니라 탱크로리의 충전이나, 교통사고 등 때문에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998년도에 LPG충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났던 경기도 부천시의 경우 탱크로리가 지하저장소에 가스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연결부위가 어긋나 가스가 샜고, 충전 대기 중이던 택시로부터 불길이 시작돼 여러 사람이 화상을 입었다.

 

21일 주민 20여명은 LPG충전소 공사현장에서 건립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로 인해 가스를 주입하던 탱크로리 2대는 30여m 밖으로 나가 떨어졌고, 충전소 옆 건물벽이 무너지고, 충전 중이던 택시 10여대와 주차돼 있던 승용차 등 차량 50여대가 전소됐으며, 폭발과 함께 치솟은 불은 냉동창고 등 6개 건물을 포함해 주변 6611㎡를 모두 태웠다고 당시의 국내 언론은 전했다.

 

주민들의 주장도 타당성이 있다. 충전소와 한아름 아파트 105동 사이에는 앞으로 국,시비 36억 원이 투입돼 공원이 조성될 방침이며, 서일고, 서일여고, 진잠중, 서대전기계공고 등 학교가 산재해 등하교하는 학생들로 주변이 붐비고 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만큼 버스 10대가 하루에 수십 번을 왕복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공원이나 버스정류장 등은 영업허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제로 행정소송을 하게 되면 오히려 주민들이 패소할 가능성마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30톤 규모의 저장능력을 갖추게 되는 이곳 LPG충전소의 안전거리는 33m. 한아름아파트 105동과의 거리는 100여 미터 안팎으로 규정보다 3배 이상 먼 거리여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해당 구청도 적법한 태두리 내에서 이를 허가해줬고 이로 인해 담당 공무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편, 한아름 아파트는 현재 864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날 입주자대표회의 주민 20여명은 LPG충전소 공사현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20여분 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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