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수위원회에서 밝힌 정부조직개편안을 보셨나요?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이 없어지게 생겼습니다. 18청 가운데 오로지 농촌진흥청만 없어지고, 7,000명 가까이 공무원을 줄이는데 그 가운데 1/3인 2,100명이 농촌진흥청 직원입니다. 이 정도면 농업을 포기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아닐 겁니다.
어제 오후에 그 소식을 듣자마자 늘쩍지근하고 날짝지근하니 온몸의 힘이 다 빠지는 것 같아 깨나른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늘쩍지근하다 : 몹시 느른하다.) (날짝지근하다 : 몹시 나른하다.) (깨나른하다 :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을 만큼 나른하다.)
정부조직 개편 소식을 듣고 해낙낙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훔훔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해낙낙하다 : 마음이 흐뭇하여 만족한잔지런하다 : 졸리거나 술에 취하여 위아래 두 눈시울이 서로 맞닿을 듯하다.)
아침에 일터에 나오기는 했지만 나라져서 냅뜰 힘이 없네요. (나라지다 : 심신이 피곤하여 나른해지다.) (냅뜨다 : 일에 기운차게 앞질러 나서다.)
국가의 앞날을 보고 그렇게 했겠지만, 살똥스럽고 몰강스럽게 농업을 포기한 정권...... 제발 뒤넘스런 짓이 아니었기만을 빕니다. (살똥스럽다 : 말이나 행동이 독살스럽고 당돌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우뢰, 우레]
반가운 비가 내렸습니다. 어젯밤에 번개 치고 천둥 치며 세차게 비를 뿌렸는데, 오랜만에 천둥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뇌성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을 ‘천둥’이라고 하죠? 그 ‘천둥’을 한자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뢰(雨雷)라고 만들었고, 속없는 학자들이 우리 사전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그 덕분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어사전에, “소나기가 내럴 이유가 없는 게 아니라, 그러면 안 됩니다.
‘우뢰’는 이제 표준어 자격을 잃고 사라진 말이니 사용하면 안 됩니다.
천둥과 함께 복수 표준어인 ‘우레’라는 말을 모르고, ‘우뢰’를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우리말 ‘우레’가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죠. ‘우레’와 같은 뜻인 ‘천둥’도 표준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