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금강운하건설 반대하며 7일간의 60km 장정 순례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4일 송강동 신구교 둔치 아래서 금강 순례단 발대식과 기자회견을 갖은 뒤 약60km에 이르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인 경부운하와 함께 대전, 충청지역 공약인 금강운하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금강을 지키기 위한 순례단이 약 60km의 도보순례에 나섰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4일 대전 유성구 송강동 신구교 둔치 아래서 금강순례단 발대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만 7일 간의 순례일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거대한 불도저 삽날아래 처참하게 무너져갈 이 땅의 생명들과 우리 자신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순례의 굳은 각오를 밝혔다.

 

이들은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한 것은 불행하게도 앞으로 5년 간 이 나라를 이끌어갈 최고지도자”라며 “생명이 살아있는 강을 죽음의 운하로 만들겠다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라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지목해 비난했다.

 

힘든 대장정에 오른 송유진(대전 삼천초 2학년)양이 김종남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부터 강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들은 “강은 물길이 아니라 수십만의 식수원이고 강의 수초와 모래톱, 자갈에 의지해 사는 무수한 야생생물의 서식처이고 오염원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필터”라면서 “금강하구가 댐으로 막힌 뒤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만큼 더러워졌지만 하구둑을 사이에 두고 금강 내외는 수십 종, 수십만 마리 철새의 주된 이동통로와 서식처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강을 그 모습 다 지우고 누렇게 썩은 물만 흐르는 운하로 만든다고 한다”며 “대전, 연기, 공주, 부여, 강경, 서천, 군산에 이르는 비단 길 금강을 군데군데 댐을 만들어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뱃놀이터, 물건을 실어 나르는 구시대의 물길로 만든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21세기 첨단과학시대에 도로보다 6배나 느린 배로 물건을 실어 나른다”며 “조용하고 아늑한 강변마을을 시끄럽고 인정 사나운 선착장으로 만들어 도대체 누가 살기 좋아진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이날 금강도보순례에 대해 “이명박 당선자가 칭송해 마지 않는 운하가 과연 우리의 금강에 필요한 것인지, 금강의 생명들과 사람들을 정말 위하는 것인지 살펴보기 위해 도보순례를 떠난다”며 “이 작은 걸음은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물길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구교를 출발한 금강순례단의 옆으로 천둥오리로 추정되는 새들이 따뜻한 햇살을 쬐고 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우리가 가는 길을 잘 지켜봐 달라”면서 “강과 주변에 무엇이 사는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잘 보시고 저희와 함께 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이곳을 출발한 금강도보순례단은 첫날인 14일에는 연기매포~부용 가교까지 약 8km를 걸었으며, 다음날인 15일에는 연기 미호천과 합강, 금남면 내동천 합류점인 10km를 걷게 된다.

 

이후 16일에는 공주 분강쉼터매점부터 부여군 경계(10km)를, 17일에는 부여군 장암면사무소(세도방향)~세도면 사산리 절골입구(10km), 18일은 논산시 황산대교~용두양수장~부여 석동배수장 10km를, 19일에는 부여군 양화면 웅포대교~웅포관광단지 곰개나루 6.5km(고니 관찰), 20일에는 서천군 화양면~금강하구둑 6km 구간을 각각 걸으며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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