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연합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조사”요구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잇단 의문사에 대한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지난 8일 발표에 유족 등 시민사회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로 구성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유족대책위 자문의사단은 10일 성명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사실상 ‘아픈 사람들이 우연히 한국타이어라는 특정 공장에 모여 집단발병을 했다’는 식의 비과학적인 결과에 대해 실로 무책임하고 피상적

이들은 “연구원측이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 인구보다 5.6배나 높고, 협심증 유병률도 2.6배나 높은 것으로 밝히고도 그 원인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했다”면서 “죽은 사람은 있으되 그 원인은 모르겠다는 것”이라며 기업에 면죄부를 준 비과학적이고 불공정한 조사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정부 측의 이번 조사가 공장의 물리 화학적 작업 요인을 평가함에 있어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평가를 한 공장 환경은 이미 집단발병시의 공장 환경이 아니었으므로 사업주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의 공장 환경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역학조사단은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조사자체가 과학적 조사로는 치명적 약점을 가졌다”며 “그렇다면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잘못해서 집단사망과 집단발병사태가 발생했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역학조사는 앞으로 물리화학적 작업 환경 요인의 가능성은 배제하고, 향후 노동강도, 노동시간, 직무 스트레스 등에 대한 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나 사업주의 개입과 왜곡을 피할 수 있는 공정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향후 어떤 조사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이번 역학조사 결과가 회사 측의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유족 측 추천 전문가들의 참여와 노동자들의 증언 등이 배제된 채 진행됐다”며 “역학조사 결과로 한국타이어 문제를 종결하려 하면 안 되고, 유족측이 추천하는 사회단체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정한 역학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유가족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오전 서울 참여연대에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중간발표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재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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