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사태 유족 등 50여명 근로복지공단 항의방문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은폐 의혹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사망노동자들의 산재판정과 관련해 유족대표 등 50여명이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를 항의 방문했다.

한국타이어 사망 근로자 유족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주)ASA 노조, 시민단체 등 50여명은 11일 오후 대전 유성 지족동에 있는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를 방문해 집회를 가졌다.

한국타이어 사망 근로자 조호영 유족대표는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공단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 잡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길준영 ASA지회장은 “유가족 대표들이 해야 할 일인데 우리가 왜 여기 서 있느냐”면서 유가족을 가리켜 “저 자리에 내 처나 부모님이 있어야 한다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11일 한국타이어 유족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대전지역 시민단체, 금속노조 (주)ASA 지회 등 50여명은 대전 유성 지족동의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를 찾아 집회를 갖은 뒤 항의방문을 했다.


그는 “아사는 12시간 교대로 일요일도 없고 어떤 때에는 월 120시간을 자본가를 위해 개, 돼지처럼 일했다”며 “부모와 자식이 유족대표가 돼 투쟁한다면 여러분 마음은 어떻겠느냐”고 참석자들의 심금을 자극했다.

그는 또 한국타이어 노조를 가리켜 “지금까지 죽어있는 노조였다면 이제라도 깨어 노조원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내가 죽지 않고, 내 가족이 나를 믿고 살아가며 또, 그 가족이 이 회사에 들어가 일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당 민병기 국장도 “불과 3년 동안 1,394건이나 산재를 은폐했었다”면서 “그런데도 한국타이어가 사돈이라는 이유로 두 달 새에 주가가 2천 원이나 올랐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운동연합 송요한 팀장은 “노무현 정권은 노동자들의 처지가 좋아졌다고 말하며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폄하하고 있다”면서 “주가는 올라갔는데 주검은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고 쓴 소리를 뱉었다.

왼쪽부터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길준영 ASA지회장, 조호영 사망노동자 유족대표, 민노당 대전시당 민병기 사무국장


그는 이어 “범국민적 투쟁과 범국민적 저지를 해야 한다”면서 “한국타이어 관련제품 불매운동으로 이번 사태가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 똘똘 뭉쳐 거세게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유족 대표 등은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로 들어가 김영두 지사장과 한 시간가량 면담을 가졌으며, 김영두 지사장은 재조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하게 내세웠다.

일부 참석자들이 사망자들의 억울함이 담긴 피켓을 교차로에서 들고 서 있다.

'사원여러분 당신의 안전도 보장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 김영두 지사장(왼쪽)과 유족 등 대표자들이 면담을 하던 중 조호영 유족대표가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흥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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