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시장, "의구심 떨치기 어렵다"

연이은 국책사업 탈락으로 박성효 시장의 심기가 편치 않아 보인다

 

박성효 대전시장이 14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로봇랜드 대전유치 탈락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깊은 뜻이 있다."며 "정치적 고려를 가지고 미리부터 작업 한 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시장은 "이미 8월 달에 결론 내기로 한 일정이 아무런 이유 없이 11월로 옮긴 것과 당초 한 개 도시를 선정하기로 했었는데 두 곳을 선정한 이유를 고려 할 때 정책적 합리성 보다는 정치적 논리나 (경남에 대한) 배려가 아니냐는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고 밝혔다.

 

인천과 함께 선정 된 마산의 경우 '근소한 점수 차 때문'이라는 정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박성효 시장은 자신의 발언은 김태호 경남지사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랜드가 마산에 들어서도록 흔쾌히 결정한 데는 노무현 대통령의 깊은 뜻이 들어있다.'고 한 발언을 근거 삼았다고 소개했다. 선정 도시를 미리 꿰맞춰놓고 타 시도가 들러리를 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박성효 시장은 "정부는 로봇랜드 심사와 관련 된 결과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특단의 대책은 심사 결과를 보고 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움직이는 거면 옳지 않은 것"이라며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대전시의 정치적 역량이 부족했던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저희들도 열심히 했지만 우리는 권력이 없지 않냐"며 "신당과 중심당 의원도 있는 데 그게 역량이 약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파워게임'에서 밀렸다고 재차 주장했다.

 

연설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박성효 대전시장의 논리는 '대전은 인근에 행정도시가 들어왔기 때문에 각종 국책사업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500만 충청도민이 정부 정책의 소외지역이라는 자괴감을 갖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 달라는 것이다.

 

박성효 대전시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기자회견 전에 만난 아무개 지방의원의 말이 떠오른 건 나뿐이었을까?

 

그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자치단체 의원들은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 할 필요 없다, 4년을 어떻게 보내든 우리에게 공천권을 행사하는 권력자에게 줄만 잘 서면 된다."고.     /김기석 기자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