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월 12일 개최된 교육과정 개정 관련 공청회 이후 교육부총리 조차 교육과정 개편을 이해관계가 얽힌 권력투쟁으로 평가절하 하는 등 교육과정안의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파장이 연일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은 ‘주5일 수업제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정의 주요 동인은 주5일제 수업제의 도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5일 수업제 도입이 확정되면 교육과정을 재개정하겠다거나 월2회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6일 수업기준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은 납득하기 어렵다.

고등학교 선택 교육과정의 교과목군을 확대하는 방안은 관련 논의가 부족한 상황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교육과정 개정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에서 조급하게 개정을 완료하기 보다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택교과군 확대문제는 교육적 목적을 실현하고 학생의 부담을 덜어주는 틀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음악·미술·체육 교과는 학생의 전인적 성장에 필요한 교과이나 고등학교 2~3학년이 필수과목으로 이수하게 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학생의 교과 선택의 폭을 확대하고자 하는 교육과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선택 교육과정에서는 예체능 교과군을 현행대로 유지하여 학생의 부담을 줄이면서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에서는 예체능 교과 교육을 확대하여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조장하고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과 선택 교육과정의 취지에도 부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논의되고 있는 예체능 과목의 성패식(Pass/Fail) 평가방식은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파악하기 어려우며 피드백 제공 등 교육효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적 부풀리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유급제가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달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 또한 음악, 미술, 체육 교과에 대한 경시풍조와 학습활동의 형식화와 적당주의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서술식 평가방식은 교원 1인당 OECD 국가 중 최대의 학생 수를 감안하면 학생별 성취수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서술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교육의 질적 내용이 확보될 수 있는 평가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짜여진 일정에 맞추어 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서두르기보다는 당초 설정한 교육과정 개정의 취지를 살리면서 학부모, 현장교원, 전문가 등의 실질적인 의견수렴 및 검토 작업을 통해 최적의 합리적인 개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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