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 국가대표 김지수 결국 사망

뇌사로 치료를 받던 여자U-16청소년 대표 김지수양(16)이 지난 2일 결국 석달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김지수 양은 무릎십자인대를 다쳐 대전 둔산동의 'ㅇ'병원을 찾았다가 뇌사상태에 빠져 사경을 해메다가 결국 장기의 손상으로 인해 꿈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이 같은 죽음을 맞

1일 아침 지수엄마에게서 다급하면서도 울먹이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의사에 말에 따르면 지수가 하루를 넘기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MRI판독과 함께 소견을 밝혀줄 수 있는 의사를 소개시켜주길 원했다.

이제까지 잘 버텨왔던 지수(16세, 16살 이하 청소년축구 국가대표선수)가 떠날 수도 있다는 말에 심한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다음 날 오전 지수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수엄마의 첫 마디는 “지수가 갔어요”라고 짧게 말했다. 커트 머리를 한 여자 학생들이 장례식장을 채우고 있었다. 조문객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았다.

며칠 전 처음 취재를 갔을 때만해도 병원과 싸우고 싶지 않다는 지수엄마였다. 지수에게 해가 될까봐 두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지수엄마의 눈에는 독이 가득 차 있었다. 최소한 담당진료교수와 책임자들이 사과라도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지수가 떠난지 20시간이 넘도록 그들은 영안실에 병원장 이름의 조화를 보낸 것이 고작이었다.

지수엄마는 “결국 이렇게 떠날 것을 왜 이리 고생시켰는지 모르겠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지수양의 친구 보영양이 친구의 죽음에 서러워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잠시 후 지수의 절친한 친구 보영이가 빈소를 찾았다. 보영이는 지수의 영정사진을 보고 한 마디의 말을 하지도 않았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그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가방을

그러자 문상객이 올 때마다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던 축구부 친구들이 또 한 차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보영이가 오자 서러움이 밀려온 모양이었다.

지수엄마는 보영이가 썼던 편지를 영정사진 앞의 작은 상자에서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러자 빈소를 지키던 아이들은 더욱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수엄마는 그만 울라고 했지만 친구들은 그것마저도 자신들의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지수엄마가 노트 한 권을 내밀었다. 지수의 훈련일지였다. 체조, 인터벌 등 날짜별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날과 날 사이에는 신문에 나온 유명 축구선수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나는 내 잠재력을 믿는다’는 등의 글씨가 커다랗게 써있었다.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엄마 곁을 떠나지 않은 지수. 그리고 지수 곁에서 눈물의 나날을 보내며 깨어날 것이라 굳게 믿던 엄마. 그 두 사람은 결국 그렇게 생이별을 해야 했다.

그리고 피어보지도 못한 채 16살 이하 청소년축구 국가대표선수 한 명의 영정사진 앞에는 친구들이 빼곡이 적어놓은 축구공 3개, 생전에 신던 축구화 세 켤레 그리고, 사진과 편지가 들어있는 작은 상자가 국화꽃과 함께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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