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은 뭐하고 있었느냐”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변경에 주민들 반발

31일 가양2동 주민센터에 지역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도시철도 2호선 노선변경에 따른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대전시가 지난 7월 31일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해 ‘대중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경전철(LRT)과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혼합한 ‘도시철도 2호선 대안노선’을 내놓은 것에 대해 동구민들이 크게 반발해 ‘대덕구 소외론’에 이어 ‘동구 홀대론’까지 불거져 나왔다.

도시철도 2호선 계획안 반드시 막아내야

동구의회 의원들이 가양2동 주민센터에서 동구지역자생단체장 등 지역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시가 기존에 동구를 관통해 지나가게끔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낸 2호선 계획안을 수정․변경하려고 한다고 설명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송석락 동구의회 의장
송석락 의장은 “시와 구의 사업은 시기와 때를 놓치면 평생을 두고 후회한다”고 전제한 뒤 “동부순환도로 계획 당시에도 의원직에 있지 않아 환경을 파괴하며 건설되는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기필코 변경되는 것을 막아내야 한

그는 “지난번에 대덕구 전역에 ‘대덕구를 외면하는 박성효 시장 물러가라’는 문구가 써 있는 현수막을 많이들 봤을 것”이라며 “의회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합심해 나서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대전시가 둔산 신도시를 개발해 각종 기관들을 둔산으로 옮길 때에도 몇 개의 시설만은 남겨달라고 부탁했지만 무시당했고 지금도 교통체계에 있어서 홀대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사업들을 보면 서구 등 다른 곳에 집중돼 있고 동구는 훨씬 적다”며 “소외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대덕구에 이어 동구에도 소외․홀대론이 부각되고 있다.

“동구청은 이 상황까지 오도록 뭐했느냐” 질타

동구청 윤대식 대중교통관리과장은 이날 자리에 참석해 그동안 대전시에서 진행해왔던 일련의 상황들과 대전발전연구원들과의 대화내용을 거론했다.

하지만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송석락 의장에게 마이크를 인계했으며, 윤기식 의원이 이를 수습하기 위해 주민들의 박수를 유도하던 모습이 역력했으나 박수소리가 멎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이 동구청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한 주민은 “대전시가 저렇게 나가고 있을 때 동구청은 뭐했느냐”며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동구청이 주민들에게 먼저 알려야지 의회에서 먼저 하도록 하느냐”고 비난했다.

백무남 용운동자치위원장도 “과장에게 서운한 말을 좀 해야 겠다”면서 일련의 상황들이 진행되는 동안 동구청에서 해놓은 것이 없다고 따졌다.

“동구민 합심해 대안노선 백지화하자” 합의, 대책위 구성

백무남 용운동주민자치위원장
백무남 용운동자치위원장은 주민들에게 “대안노선을 내놓은 대전발전연구원은 대전시의 산하단체”라고 전제한 뒤 “학술용역 등은 대전시가 내 결말까지 내놓은 뒤 대전발전연구원에 지시하면 그에 따라 짜 맞춰서 가져오는 곳”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전발전연구원은 학술용역에 대해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동구는 승용차 소유자가 많이 없고 대중교통 이용객이 많은 곳인데 기본적인 사안을 파악하지도 못하고 노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졌다.

그는 대전시가 해바라기 행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전시는 서남부 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짓는 것 밖에 없다”며 “결국 아파트를 지어봐야 대전 내에서만 움직이는 것이고 동구에는 못사는 사람들만 와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백무남 용운동자치위원장은 이 같이 설명한 뒤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변경계획인 예정노선도를 백지화하라”고 주장했고 이에 참석자들이 큰 환호성과 함께 대전시의 대안노선에 반발했다.

이어 참석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했고, 백무남 용운동자치위원장과 박우 전동구 새마을지회장을 공동대표로 선출했으며, 지역 내 각 자생단체장들이 대책위원에 참여해 적어도 60명 이상의 단체가 참여할 것으로 보이고 있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전시가 내놓은 대안노선안

대전시는 당시 대안노선을 8월 7일 공청회를 열었으며, 8월 말까지 기본안으로 최종 확정하고 정부부처와 협의해 2009년에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었으며, 시가 내놓은 도시철도 2호선 대안노선은 대덕테크노밸리와 엑스포컨벤션센터, 경성큰마을아파트, 도마네거리, 관저지구를 잇는 19.43㎞ 구간으로 도시철도 1호선(판암∼반석 22.6㎞)과 X축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또 갤러리아백화점과 중리동을 연결하는 6.76㎞에도 경전철이 개통하고 4개 노선의 BRT(34.21㎞)를 구축해 서남부지구∼안골네거리∼동부네거리를 잇는 동서로축(10.4㎞)과 진잠지구∼서남부∼충남대오거리에 이르는 서남부축(9.20㎞)을 설치한다.

동구에는 진잠네거리부터 대동오거리까지 11.6km에 이르는 계백로축과 대동오거리∼동부네거리∼중리네거리 구간인 자양로 3.97㎞에는 급행버스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며 총 사업비는 1조 1617억 원(국비60%, 지방비, 민자 40%)이다.

기존 도시철도 2호선 노선안. 붉은 색이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이다. 당초 계획은 2호선이 순환형 노선으로 설계됐었다.

새로이 변경된 노선안. 2호선이 1호선과 X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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