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찬 대전시 과학기술특화산업추진본부장
국민들이 '대전'하면 떠오르는 도시 이미지는 무얼까?
 

지난해 10월 대전발전연구원과 한국경제경영연구원이 공동으로 대전, 충남,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2001명에 대해 실시한 전화면접조사 결과 응답자의 58.8%가 대전을 '과학기술도시'로 꼽았다.

과학기술도시 대전은 29개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해 1000여개의 민간연구소·기업·공공기관과 2만여명의 석·박사 5만여명의 연구인력 뿐만 아니라 연구시설, 정주여건, 산업기반, 국내외의 접근성을 두루 갖춘 과학도시이다.

여기에 대전 대덕특구내 신동·둔곡지구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거점지구로 지정됨으로써 세계 정상의 과학이 연구되고 연구과정에서 나오는 새로운 지식자본과 원천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과학생태계를 구성하게 돼 대전이 과학기술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과학벨트 입지선정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완전한 과학벨트가 조성되려면 앞으로 10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고 걱정을 하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과학벨트가 성공적으로 조성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과학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우리 지역민도 함께 풀어야할 난제가 여러가지 있다.

첫째,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이다.


올 연말까지 과학벨트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부지매입과 중이온가속기, 기초과학연구원과 다양한 연구단 조성이 2017년까지 계속되고 약 5조 2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런 이유로 각 지자체의 지역발전을 명분 삼아 경쟁이 촉발 됐다. 결국 선정과정에서 국론분열과 시간 낭비를 초래했으며, 더 이상 지역갈등과 교착상태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논리를 배제해야 한다.

또 국책사업이 흔들림 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는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각종 선거에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 돼서는 안 된다.  기본계획 수립 전부터 사업예산 확보뿐만 아니라 필요부지 매입도 전적으로 국가에서 지원해야 한다.

해외의 유명한 과학도시로 러시아의 아카뎀고로독,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일본의 쓰쿠바 등이 있다.

이들 과학도시가 기초과학 육성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원천기술의 진원지로 발전시켜 '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것도 정부에서 오래전부터 과학도시로 조성하고 전폭적인 지원으로 완성된 이유 때문이다.

둘째, 세계적인 과학자 유치와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정주여건 조성이다.

과학벨트에는 50개의 연구단이 설치되고 여기에 투입되는 연구 인력만 해도 3000여명에 달한다. 해외의 우수한 연구자 초빙과 기존의 연구인력의 충원 또한 젊은 과학자 영입에도 한계가 있다.

하루 빨리 과학기술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을 유도, 젊은 과학도를 배출하고 인재양성을 위해 과학인들의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 그래야만 기초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이공계 인력의 해외유출을 막을 수 있다.

세계적인 연구원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대처도 필요한 시점이다.

당초 과학벨트 추진의 모델로 삼았던 독일의 드레스덴이 과학중심도시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정주여건이었다.

연구원에게 쾌적한 거주시설을 제공하고 그들 자녀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이외에도 금융기관, 문화체육시설, 의료 등 과학과 비즈니스의 융합에 한 치의 부족함 없는 기반시설을 만들어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글로벌 정주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전시에서도 2012년 상반기까지 2030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 과학벨트 입지에 따른 국제적인 생활편의시설 등 꼼꼼한 도시조성을 위해 관련 기업과 각종 지원기능, 인구유입 등을 고려한 필요용지 공급에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셋째, 과학벨트와 충청권 지역산업발전과의 연계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과학벨트 거점지구인 대전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기능지구인 오송·오창에는 IT·BT클러스터, 천안아산은 디스플레이 산업단지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구 및 산업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연기(세종시)는 문화와 행정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로서 발전되어 앞으로 과학벨트가 연구-산업, 산업-지역, 지역-지역 등의 상호보완적으로 연계되고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혁신주체간, 정책간 실효성 높은 통합 연계전략 수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넷째, 기존 출연연들과의 차별화된 연구영역이 조성돼야 한다.

기존 연구인력 유출을 최소화 시켜야함은 물론 연구영역 설정에 있어서도 기존 출연연들과 상호 보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연구영역의 중복이나 연구 인력의 과다한 유출은 곧바로 지난 40년 공들여온 대덕특구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존 대덕특구 출연연과의 상생을 유도, 기초과학-응용과학-융·복합으로 연구성과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과학벨트의 성공적 조성으로 우리나라도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것이며, 그 중심은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이제 한강의 기적을 넘어 대덕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후손들에게 넘겨주기 위해 지역역량을 결집함으로써 기초과학의 진원지인 과학벨트가 성공적으로 조성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학벨트는 기초과학의 획기적인 진흥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뿐만 아니라 세계일류국가로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 양승찬 대전시 과학기술특화산업추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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