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에 빠진 청소년 국가대표 지수를 아시나요?

아이의 엄마는 ‘혹시’라도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니, 확신이다.



대전의 'ㅇ'대학병원 외과계중환자실에 누워 깊은 잠을 자는 여자아이는 16살 청소년축구 국가대표 김지수(논산인터넷고등학교) 선수다.

지난 7월 16일 무릎십자인대수술 도중 쇼크로 인해 현재 뇌사상태에 빠져있다. 병원 측에서는 치료 중이라고만 말한다. 그 말에 지수 엄마는 더 없이 기뻐한다.



“한 번도 그런 소리를 하지 않았는데 너무 반갑네요.”
담당진료교수는 수술이 끝난 뒤 일주일을 못 넘긴다고 했다. 그런데 지수엄마는 지금까지도 지수가 잘 버티고 있고, 몸을 만지면 뒤척이고 있어 당장이라도 깨어날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담당교수는 반사적인 반응이어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지만 지수엄마는 그렇게 생각지 않고 있었다.



지난 8월 5일이 지수의 생일이었다. 담당교수가 생일을 넘기고 MRI를 다시 찍어보자고 했다. 아직 뇌가 다 죽은 것은 아니었고 어느 정도 살아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의사는 몇 달 후 다시 찍어보면 더 죽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엄마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이대로 조금이라도 뇌가 살아있기를 바란다. 



“작년 4월에 말레이시아에 시합을 다녀왔어요. 결과가 좋아 이번에 중국 가는 티켓을 따왔는데 저러고 있어요.”

수술한지 며칠 후에 오제직 충남교육감이 다녀갔다고 한다. 유능한 선수가 그리고 학생이 그렇게 누워있어서였던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지수엄마는 말한다.



오 교육감은 당시 병원 측에 “멀쩡하게 걸어온 아이를 그렇게 만들어놨느냐 충남 교육가족이 지켜보고 있으니 똑바로 행동하라”고 윽박지르며 “학생 2천명을 일주일 동안 풀어놓겠다”던 교육감의 그 말이 상당히 힘이 됐던 모양이다.



아직 병원비가 청구되지는 않았다. 사실 없는 살림에 병원비를 낼 여력조차 없다. 다만 충남축구협회나 축구연맹, 충남교육청에서 협조해준다고 했기 때문에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보영이가 침상 옆에서 지수에게 쓴 편지.
중환자실에 들어섰을 때 하염없이 단잠을 자고 있는 듯 한 지수를 볼 수 있었다. 지수의 수액걸이에는 친구들이 보낸 편지 몇 장과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원정경기를 갔을 때 촬영했던 사진이 프린터 돼 함께 걸려 있었다.



보영이로부터 받은 편지의 첫 머리는 ‘나의 사랑 개순아 안뇽? ^.^’이라고 시작했다.

그때 어머님이랑 데이트했는데 자고 있느라 몰랏쥐? 부러우면 얼른 일어나서 어머님을 꽉 안고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해야지^^?
-중략-
중환자실, 바로 앞에 써 있는 글씨... 니가 중환자냐? 아니잖아^^? 씩씩한지수 ~.~ 날라다니는 지수! 개구쟁이!! 나한테는 그런 것만 생각이 나서. 어서 빨리 그런 모습 보여줘! 보고싶당 호호호 ^^!
그때 보니까 침대두 옮겼더라? 편해? 잠자리가 불편해서 되겠냐 ~.~ 개순아♥
경은이가 너 보고 싶어서 죽으려고 해 얼굴 좀 비춰줘라 ㅋㅋㅋㅋ 아직두 홈피에서 사진계속 떠다녀^^! 그러니까 널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화이팅ㅋㅋㅋㅋㅋ
기도하는 사람들 짱 많아 ^^! 역시 나두 기도! ^^* 알쥐? 하느님이 기도 계속 들으시고 엄청 감동 먹고 다 이뤄 주실꼬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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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답장 써주는거 알쥐? 니 글씨 너무 이뻐~ 훗. 내 글씨보단 아닌거 알지? 여튼 개순아 빨리 깨

쾌유를 비는 화분, 축구공 그리고 병원에서 쉬고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의 편지는 지수가 금방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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