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실무자가 벌인 일...나는 잘 몰랐다”
안민석 “충남교, 현 도의원에 단속 알려줬다”

대전시 김신호 교육감과 오제직 충남도 교육감이 선서를 하고 있다.


국감 일주일째인 23일 대전시교육청이 초등학교 일제평가에서 성적표를 부활시켜 학생들을 학력경쟁으로 내몰고 고가 해외어학연수로 어학열풍을 조장하고 있다며 지적됐다.

또, 운동부 학생들의 시합이 평일에 주로 이뤄져 결손수업일수가 70%가 넘는다고 지적되기도 했으며, 충남교육청에서 현 충남도의회의원에게 내부정보를 발설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대전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에 대한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천정배 의원은 “대전시교육청이 관내 초등학교 1, 2학년의 일제 평가 실시 현황에 대한 국감자료 제출 요구에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힌 뒤 “지난 3월 전교조 대전지부에 단체협약 이행 점검의 결과로 제출한 자료에는 초등학교 절반 정도가 일제평가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제7차 교육과정 방침에 위배되고, 나이 어린 아이들을 학력경쟁으로 내몰고 서열화 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김신호 교육감은 “의미의 차이”라고 전제한 뒤 “교육청이 주관해서 대전 전역에 펼치는 것이 일제평가”라면서 “각 교장들에게 자율적인 교육권한을 주고 있어 단위학교별로 시행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정배 의원은 “국감제출 자료에는 ‘점수 기재 성적표 발송 학교 수’가 ‘0’이라고 돼 있는 반면, 최순영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는 30개교가 부모들에게 점수성적표를 통지했다고 돼 있다”며 “어느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또 “평가의 내용을 학부모들에게 보여주거나 특히 등수를 매기는 것은 옳지 않게 생각한다”며 “교육감이 단위학교의 책임자들에 대한 지도 같은 것이 있어야 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천정배 의원은 또 시교육청이 고가 해외어학연수로 사교육 영어광풍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국의 어느 시·도 교육청에서도 없었던 ‘학생해외어학연수’를 대전시교육청이 ‘전국최초’라고 홍보하며, 초·중·고를 대상으로 호주 어학연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고가 해외어학연수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은 소수의 상류계층 학생들로 국한 돼있다”고 말했다.

김신호 교육감은 “잘 몰랐던 정책”이라고 말한 뒤 “정책담당관실에서 추진해왔던 일이고 언론에 거론되고 나서 실무자들을 불러 질책한 바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자료문구를 잘 못 제공해가지고 교원단체나 학부모들이 질책을 하고 그랬지만 앞으로 일선학교나 단위학교에서 해외결연을 하면 잘못하면 속아 잘못된 교육을 받기도 한다”며 “일선학교에서 공신력 있는 채널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얘기해주던지 또는, 정보를 제공해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천정배 의원은 “지금 그렇다면 해외어학연수를 위해 알선해주겠다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왼쪽부터 천정배, 정문헌, 안민석, 임해규 의원.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김신호 교육감은 “특수교육 예산이 각 시도교육청으로 이양됐기 때문에 면밀한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대전만이 갖는 특수정책을 펼칠 계획”이라면서 “T/F팀을 구성해 특수교육대상이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에 정 의원은 “아직도 하지 않고 앞으로 하겠다는 것이냐”며 “주로 선진국은 중앙에서 관리하는데 지역 교육청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지역별 편차가 심하게 벌어질 수 있다”면서 특수교육에 대해 당부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안민석 의원은 체육부 학생들의 수업결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안 의원은 “교육감들이 솔선수범해서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운동 때문에 수업결손을 시켜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체육대회를 평일에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전시교육청이 소년체전 5순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하겠다며 출정식을 하는 등 종합순위 몇 위를 목표로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2010년도에 전국소년체전이 대전에서 실시할 때에는 종목을 축소해 평일이 아닌 휴일에 치러질 수 있도록 해 달라”면서 고질적인 학원체육의 정상화를 위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또 충남교육청 내부에서 충남도광역의원에게 내부정보를 발설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안민석 의원은 충남학원연합회장과 충남도의회 예결위원장 또, 교사위원장으로 있는 홍성현 도의원이 지역신문에 게재한 광고를 보이면서 “이 사람이 도 교육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런데 지역신문에 단속 나온다고 광고를 냈는데 단속을 한다고 미리 그에게 알려준 사람이 누구냐. 문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사립유치원과 병설유치원에 대한 경쟁력이 재고되야 한다고 주장키도 했다.

임해규 의원은 “병설유치원의 통학차량운영도 이 경우에도 충남은 48% 이상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데 대전은 10%로 전국 최저”라고 지적한 뒤 “교육감이 의지를 가지고 병설유치원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참여한 의원들은 교육위 2반의 대통합민주신당 유기홍, 안민석, 천정배 의원과 한나라당의 임해규, 정문헌 의원이며,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명박 후보의 일정관계로 불참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도 아이러니하게 대통합민주신당의 큰 별 중의 하나인 천정배 의원이 전날 유시민 의원에 이어 피곤해하는(?)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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