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 단편소설 무녀도, 박건희 무용단에 의해 안무로 재탄생


시나 희곡이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을 지닌 반면 소설은 그 기원이 지금부터 500여 년 전 것이었을 거라는 추측을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같은 작품에서만 찾을 수 있다.

한국 근대소설도 외래적인 소설양식의 영향을 받았다고 상당히 알려져 있는데, 결국 소설이란 근대적 개인이 자기 정체성을 탐구하는 양식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한극 근대 소설에서 아주 특이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를 떠올릴 수 있는데, 바로 김동리이다.

김동리의 작품 ‘무녀도’는 보편적인 근대 소설 양식과 어떤 차별성을 두고자 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작품이 한 무용단에 의해 안무로 재탄생 했다. 춤 전용 M극장이 주최한 베스트 춤 레파토리에서 박건희 무용단의 흰 달빛 정원이 선정된 것이다.

박건희의 이번 안무작 “흰 달빛 정원”은 ‘무녀도’의 한 부분을 압축한 매우 시적이고 농밀하게 형상화 시켰고, 이색적인 군무의 에너지와 박건희의 섬세한 신체의 선은 매우 인상적인 대조를 이루었다” 고 춤 평론가 김태원이 극찬하기도 했다.

“흰 달빛 정원”은 김동리의 단편소설 ‘무녀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우리의 깊은 자연성을 배경으로, 이 작품은 무속신앙과 기독교 신앙의 대립을 무녀 모화와 낯선 모습을 외지에서 귀환하는 그녀의 아들 욱이를 내세운다.

소설에서는 개신교도이나 이 공연을 위해서는 막 서품을 받은 젊은 천주교 사제 간의 심리적 갈등을 풀어내면서, 그 중간에 낭이라는 존재를 삽입시킨다. 공연은 그 같은 욱이와 세습무의 운명을 걷게 될 낭이와의 낯선 만남과 근친애적 감정을 듀엣형식을 펼쳐내면서, 그 내면을 무녀모화의 주술적, 비극적 존재감과 우리의 신비스런 향토미를 서정성을 짙게 깔아보았다.

희 달빛 정원은 오는 17일과 18일 2일간 오후 7시 30분에 춤 전용 M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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