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포럼 주민과 대화 개최…불참 의원 '응징' 엄포

대전 서구에서 지방선거 이후 전국 최초로 기초의원에 대한 공약 점검이 이뤄졌다.

27일 서구 포럼(공동대표 김경희·김용세)은 서구청 대강당에서 '서구의원 공약 점검을 위한 주민과의 대화모임'을 열고 6·2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구의원들의 공약을 점검했다.

특히 이 모임은 우리나라 최초로 주민과 선거를 통해 당선된 단체장과 기초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공약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허명회 대전 매니페스토 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의원들이 제시한 공약의 타당성·가능성과 기한의 명시 등을 검토해 질문을 해달라"고 당부하며 주위를 환기시켰다.

주민들은 노인일자리 창출, 월평·만년동 도서관 건립, 지하철2호선, 복수동주민센터 이전, 옛 서구청 부지활용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답변에 나선 일부 구의원들은 주민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곤경에 처하는 모습을 보여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구 포럼 김용세 공동대표는 "그동안 공약을 공개적으로 한번도 따져 본적이 없었다. 자세히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도 많다"고 지적하며 "공약사업을 의원 스스로도 모르고 있다.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공약에 제시되지 않았다. 공약을 잘 만들자, 다르게 하자 관심을 갖으면 된다"고 주민들에게 치밀한 공약 점검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불참 의원 "바빠 죽겠는데.."

이날 모임에는 비례대표를 포함 서구의회 20명 의원 중 8명만이 참석해 눈총을 샀다.

참석한 구의원은 가 선거구 ▲고경근·▲유봉권 의원, 나 선거구 ▲김석운·▲최명희·▲이광복 의원, 다 선거구 ▲이응노 의원, 라 선거구 ▲최치상 의원, 마 선거구 ▲구우회 의원 등이 참석해 구의회 정수 2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가 선거구 ▲박혜련 의원, 다 선거구 ▲김성일·▲류명현 의원, 라 선거구 ▲손혜미·▲김경석 의원, 마 선거구 ▲한수영·▲김창관 의원, 바 선거구 ▲김옥호·▲전문학·▲이한영 의원 등은 무더기로 불참해 서구 포럼 김 대표로부터 "다음 선거 때 응징하면 된다"는 경고를 들어야 했다.

불참 의원들 중 지난 지방선거 이후인 7월 9일 구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구태정치를 타파하겠다"고 공언한 의원 전원이 불참했고, 민주당 초·재선 의원 대부분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이날 토론회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특히 서구포럼에서 서구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초청장을 발송했고, 서구의회 전체 간담회에서 구우회 의장이 안내장을 배부하며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참 이유에 대해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이 불참 이유로 사전에 "바빠 죽겠는데"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주민 A 씨는 "오늘 토론회가 그동안 제기됐던 기초의회 무용론을 불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두면서도 "불참한 의원들을 다시 보게 됐다. 다음 선거까지 이들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불참 의원들은 앞으로 가시밭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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