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절감 및 지역공동체운동성에 영향 미쳐

'대전 마을어린이도서관 만들기 운동의 성과와 과제' 학술대회가 9일 충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강의동에서 열렸다.

 

대전시의 공공도서관 운영정책에 대한 인식변화와 작은 도서관의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시민사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전시민사회연구소와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연구소가 주최한 ‘2007 시민과 함께하는 학술대회 대전 마을어린이도서관 만들기 운동의 성과와 과제’ 발표가 한글날인 9일 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강의동 201호실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충남대학교 곽승진 문헌정보학과 교수의 ‘작은도서관의 현황과 전망’과 반딧불터사업단 강영희 집행위원장의 ‘대전 마을어린이도서관 만들기 운동의 성과와 과제’가 발표됐다.

 

토론패널로는 조학원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 관장과 박상우 대전시민사회연구소 사무처장, 조병렬 희망의책대전본부 사무국장, 이경란 유성구 구즉도서관장, 이성숙 충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오정수 충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각각 참여했다.

 

우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곽승진 교수는 “국내에서 운영되는 작은 도서관은 대부분 10평 이상 80평 미만의 소규모 형태의 도서관들로 문화소외지역이나 서민주거지역에 투입돼 있다”며 “많은 비용을 투입하지 않고도 설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민자치센터, 아파트 관리소 등 공공시설 내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전남 순천시의 작은 도서관

 

작은 도서관은 기존의 마을문고의 형태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마을문고는 기관이 위탁운영하거나 별도의 자치조합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작은 도서관의 경우 지역주민이 수혜자인 동시에 자원봉사, 기부, 프로그램 진행참여 등을 통한 운영주체의 역할도 병행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운영방식이 지역 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주역이 되고 있다고 곽 교수는 그 의미를 전했다.

 

그는 이어 타지역의 작은 도서관 설립 예를 들기도 했다. 인구 25만의 전남 순천시는 작은 도서관이 25개소(04년 12개, 05년 7개, 06년 6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꼭 인구 1만에 1개꼴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로 인해 매년 인구가 감소추세에 있던 전남 순천시는 비교적 인근지역보다 출혈이 상당히 약한 편이다. 이 같은 기초교육시설이라고 볼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의 확충으로 인해 순천 인근지역들이 각각 매년 1천명 이상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순천시는 약500여명 안팎으로 줄고 있다.

 

순천시는 24개의 공립문고를 부녀회와 청년회 주민자치위원회 등 민간에 자체운영토록 유도하고 ‘북스타트 도서’와 ‘책 한권 하나의 순천’이라는 명목으로 연간 2,100만 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운영비 50만 원을 매달 지원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영아를 대상으로 북 스타트 교육 프로그램, 소리박자 교실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아와 유치부에게는 그림 책 이야기, 책 읽어주기, 종이 접기, 레고 닥터 등을 운영한다. 초등학생에게는 동화를 읽어요, 세계를 알자, 즐거운 책읽기 즐거운 미술활동 등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청소년 독서캠프, 글 어떻게 쓸까, 책으로 떠나는 역사 여행,

 

성인들에게는 시민 문예교실, 책 한권 하나의 순천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노인들에게는 한글작문교실을, 특성화 프로그램으로는 도예체험, 천연염색, 짚물공예, 한지공예, 나무공예, 판소리 등의 문화교육 활동도 함께 벌이고 있었다.

 

실적용 프로그램 바꿔야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강영희 반딧불터사업단 집행위원장은 공공도서관에 대한 대전시 정책의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공공도서관이 지역민의 욕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의 진행과 강좌형식의 문화교실, 지역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장서의 보유형태는 공공도서관의 행정상에서 발생하는 요인과 함께 도서관의 실적을 외부에 보여주기 쉬운 기준으로 잣대를 대기 때문”이라며 “공공 도서관이 사회적 역할을 가지고 지역민 정보취득기회의 공평성을 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

 

그는 또 “공공도서관과 마을어린이도서관은 심장과 모세혈관 같다”며 “공공도서관을 통해 지역민에 맞는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그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주민에게 전할 수 있는 사업을 마을어린이도서관이 펼쳐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의 마을어린이도서관

 

강영희 집행위원장이 보고한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 현황에 따르면 유성구 2곳, 대덕구 3곳, 서구 5곳, 중구 3곳, 동구 2곳 등 총 15곳이었다.

 

하지만 개수에 상관없이 마을어린이도서관의 운영으로 인한 사교육비 절감효과는 무려 2005년 기준 월 507만 원이나 됐다.

 

그 효과는 이 뿐이 아니다. 마을어린이도서관이 지역공동체 운동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집행위원장은 “대출업무, 열람실 역할, 비용이 싼 문화센터 역할에서 벗어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마을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를 중심으로 온가족이 모이는 지역의 공공공간으로 사랑방의 역할을 하게 된다”며 “지역민들이 자주 만나 고민과 마을의 바람을 얘기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는 한편, 주민들의 욕구를 직접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에 맞는 정보, 문화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마을어린이도서관의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또 “빈부의 양극화로 인한 생존경쟁과 입시경쟁의 파행성은 지역은 물론 어린이에게도 공동체적 삶을 거부하게 한다”며 “도서관을 마을마다 만듦으로써 풍부한 잠재적 여성 자원봉사자가 지역사회운동의 활동가로 성장하게 하고 시장가치에 철저히 의존돼 있던 교육의 문제를 함께 해결함으로 건강한 교육문화를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이 마을어린이도서관 등 지역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대전시와 각 구청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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