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세계선수권대회에만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

23일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아이스쇼 공연을 위해 1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연아는 귀국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에는 그랑프리 시리즈에 참가하지 않고,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만 나서겠다"고 밝혔다.

▲ 피겨여왕 김연아가 '삼성 애니콜 하우젠 2010 올댓스케이트 서머' 아이스쇼 공연 참가를 위해 19일 새벽 곽민정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연아는 내년 1월 카타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2010~2011시즌은 세계선수권대회에만 출전하게 된다. 현역으로서 선수 생활은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지난 해 3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연달아 사상 최고점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피겨 선수로서 꿈꿀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이뤘다.

이후 김연아의 은퇴 여부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는 김연아의 나이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은퇴 이야기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김연아는 계속해서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5월31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할 때도 김연아는 "당분간 '은퇴'라는 말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똑같이 훈련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면서도 "올 시즌 대회에 출전할 것인지는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의사를 명확히 하면서 은퇴 논란을 일축했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만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여유를 갖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7살 때부터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제대로 휴식을 가져보지 못했다. 매년 그랑프리 시리즈와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고, 비시즌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2006년 시니어 무대를 밟은 이후로는 더욱 커진 정신적인 중압감 속에서 최고의 자리를 향해 한 단계씩 올라섰다.

올림픽 시즌이었던 2009~2010시즌에도 마음의 여유가 있을리 만무했다. 정신적인 중압감을 이기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연아는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2010~2011시즌 세계선수권대회만 출전하겠다는 것은 여유를 가지면서 마음을 재정비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김연아는 아직 새 프로그램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김연아는 이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라틴 풍의 곡을 쇼트프로그램이나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쓰고 싶다"면서 아직 새 시즌 프로그램의 명확한 윤곽이 나오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세계선수권대회만 나서겠다는 것은 현재 준비 상태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기 힘들다는 판단일 수도 있다. 조금 더 여유있고 완벽하게 준비해 큰 대회 우승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동계올림픽을 제외하면 피겨 대회 가운데 가장 권위있는 대회다.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한 번도 따내지 못한 미셸 콴(30. 미국)이 '피겨 전설'로 일컬어지는 것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차례 우승(1996년, 1998년, 2000년, 2001년, 2003년)을 차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시즌 중 하나의 대회만을 선택한다면 단연 세계선수권대회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던 김연아는 우승 탈환을 노린다.

2009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김연아는 올해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7위에 그쳤고,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에 올랐으나 결국 우승을 아사다 마오(20. 일본)에 내줬다.

한편, 2011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는 내년 3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