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 즈보나레바 2-0 완파.... 여자 테니스 '완전 평정'

여자 테니스 '춘추전국시대'는 끝났다.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윔블던 우승까지 거머쥔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29. 미국)의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랭킹 1위 세레나는 3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1위 베라 즈보나레바(26. 러시아)를 2-0(6-3 6-2)으로 완파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세레나는 윔블던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여자 테니스를 완전히 평정했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윔블던,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미 위력을 발산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아예 쐐기를 박았다.

2002년과 2003년은 세레나의 전성기였다. 2년 동안 세레나는 5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내며 '여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2003년 1월 세계랭킹 1위에서 미끄러진 뒤부터 세레나는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

이후 여자 테니스는 춘추전국시대였다. 세계랭킹 1위가 수시로 바뀌었다.

메이저대회 우승을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디나라 사피나(24. 러시아)가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2008년 5월 은퇴했다가 최근 복귀한 쥐스틴 에넹(28. 벨기에)이 2007년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마리아 샤라포바(23. 러시아)와 킴 클리스터스(27. 벨기에), 옐레나 얀코비치(25. 세르비아) 등도 한 번 씩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꿰찼었다.

그러나 세레나는 2008년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우승으로 장식,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시대를 예고했다.

지난해 세레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윔블던에서도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는 각각 8강, 4강 탈락의 아픔을 맛봤으나 살아난 위력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2009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세레나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결승에서 '복귀 퀸' 에넹을 꺾으며 진정한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던 프랑스오픈에서는 4강에 오르지 못하며 흔들렸으나 이번 윔블던에서 이를 만회, 여자 테니스를 완전히 평정했다.

올해 윔블던 우승은 어느 때보다 순도가 높았기에 더욱 위력적이다. 세레나는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치른 7번의 경기에서 상대방에 단 한 세트도 허락하지 않았다.

세레나는 이제 '테니스 전설'을 꿈꾼다.

세레나는 통산 1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미국 테니스 전설 중 한 명인 빌리 진 킹의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12회 우승 기록을 넘어섰다. 역대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최다 우승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후 세레나는 "꿈이 이뤄졌다. 노력하면 꿈은 이뤄진다. 이번 윔블던 우승은 나에게 너무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경기를 관전한 빌리 진 킹 앞에 다가가 "빌리, 나는 당신을 따라잡았어요"라고 말한 뒤 "이런 위대한 사람을 넘어서다니 정말 놀랍다. 나에게는 '13번째'라는 것이 행운의 숫자였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세레나 윌리엄스(29. 미국)가 3일(한국시간)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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