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 사과에 당원들 '사퇴하라'고 야유

 

대통합민주신당의 불법선거운동 논란이 갈수록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해찬, 정동영, 손학규 후보 등 신당 대선후보 3인은 1일 오후 대전 배재대에서 합동연설회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명의 도용 문제를 가지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자신의 아들과 친구들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명의를 도용한 정 모 씨(여, 구의원)는 정동영 후보의 홈페이지에 지지글을 올리는 등 정 후보의 지지자로 확인 된 바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이해찬 후보.

 

이해찬 후보는 불법 선거운동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며 정동영 후보 측의 불법 선거 운동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뽑으려면 불법으로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손으로 뽑아줘야 본선 경쟁력이 있고 이명박 후보를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분이 선거에 참여해야 불법이 난무하지 않는다."며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두 번째로 연단에 오른 정동영 후보는 의외로 선선히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했다.

 

그는 "열성지지자들의 과열 때문에 일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을 사과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인단에 올라간 사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동영 후보는 "일이 터진 뒤 자체조사를 지시 했는데 당원 한 분이 의욕에 넘쳐 종로지구당 당원 명부에 있던 노무현 대통령 이름이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는 "경선 선거인단에 가능한 많은 당원을 등록시키고 싶어 했겠지만 미안하게 됐다."며 "절대로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이 하면 카풀이고 정동영이가 하면 차량동원, 본인이 하면 자발적이고 정동영이가 하면 조직적, 본인은 대선후보고 정동영은 당의장, 본인이 대리접수 한 것은 정당하고 정동영이가 한 건 불법이라는 이중 잣대로는 아름다운 경선을 치를 수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후보의 사과 발언이 이어지는 내내 행사장에 참석한 일부 당원들은 '사퇴하라'를 외쳐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등단한 손학규 후보는 좀 더 직설적 표현으로 정동영 후보를 압박했다.

 

손학규 후보는 "패배주의가 경선 부조리를 낳는다."며 "국민은 동원선거, 조직선거 등 구태 정치를 보기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는 "구태정치 동원선거로 대통령 이름이 선거인단에 올라가고 여성당원이 폭행당하는데 지나가는 말로 사과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정동영 후보의 사과가 미흡함을 꼬집었다.

 

한편, 1일 대전에서 합동 연설회를 통해 경선 후반부에 돌입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오는 6일 대전, 충남, 전북의 선거인단을 상대로 5차 경선투표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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