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금강산 관광지구 민간자산 동결조치로 피해를 본 금강산 투자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손실액을 보전해주는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산 동결에 따른 피해는 한국수출입은행의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경협보험)으로 보전받을 수 있지만, 이 보험에 가입한 금강산 투자업체는 농협중앙회 1곳 뿐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2006년 금강산 지점을 개설하며 4억원 상당의 경혐 보험에 가입했다.

나머지 34개 업체 중 현대아산과 에머슨 퍼시픽 등 금강산 내에 수백억 상당의 대형 호텔과 골프장을 소유한 업체는 경협 보험금 보상한도가 70억원에 불과해 보험 가입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영세업체들은 현대아산과 개별 계약을 맺어 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다.

금강산 투자업체 가운데 경협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남북경제협력 사업자 지위를 가진 곳은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 에머슨퍼시픽, 농협, SN에너지 등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1월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현대아산 협력업체 29곳에 남북협력기금에서 70억원을 대출해줬으며, 올해 1월 상환 기간이 돌아오자 대출 만기를 한 차례 연장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재산권 자체의 보장은 어렵고, 기존에 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관광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 부분을 대출 만기 연장을 통해 보전할 수 있는지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선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른 지역에서 경협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실제 손실액은 추정 관광인원 및 세부 전개상황에 따라 추정 규모가 상이해 구체적으로 추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는 28일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금강산 관광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조찬 강연회에서 금강산 관광중단으로 인한 업체 손실액을 1조8441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현대아산의 토지 및 사업권과 시설투자, SOC사업취득 등 자체투자액 9억8669만7000달러와 2268억8000만원 ▲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외부투자액 1879억9000만원 ▲현대아산 관광매출 손실 2368억4000만원 ▲금강산 현지 협력업체 손실 938억6000만원 ▲고성군 지역경제 피해 월 평균 13억6000만원을 합산한 결과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이 금액에 그 동안 북한에 관광 댓가로 지급한 4억8669만 달러와 SOC사업취득권에 따른 대북송금액 5억 달러가 포함됐다"며 "김 대표의 추산은 금강산 관광중단에 따른 남북 경제적 손실로만 보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현대아산 등 민간기업들이 부두 등 기반시설, 금강산패밀리비치호텔 등 숙박시설 건설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3593억5000만원, 정부가 금강산 소방서 및 관광도로 포장 지원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48억6000만원으로 총 3642억1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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