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불매위한 촛불 문화제, 집회성 두고 ‘시비’

비대위가 홈에버 문화점 정문 앞에서 이랜드 계열 회사에 대한 제품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민주노총 소속 단체 조합원 30여명이 홈에버 문화점 앞에서 이랜드 자본규탄 문화제를 열은 것에 대해 경찰과 민노총 간의 해석이 분분하다.

민노총 대전본부를 주축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날 저녁 7시부터 홈에버 문화점 앞에서 ‘홈에버 가지도 사지도 맙시다’는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홍보물을 돌리며 캠페인을 벌였다.

이후 비대위 소속회원 30여명은 서문 쪽으로 이동했다. 가두 캠페인 도중 경찰이 “집회성이 강하다”며 경고하자 회원들은 “이것이 무슨 집회냐. 문화제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7시 30분 경 비대위는 촛불을 켠 뒤 본격적인 문화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이미 비대위 소속 회원들의 감정이 격해져 있었고,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았던 비대위 지도부는 본 행사에서 문화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비대위가 촛불을 들고 자본규탄 문화제를 하고 있다.
이후 그들은 몇 차례에 걸쳐 ‘투쟁’을 외치는 구호를 했고 경찰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비대위는 본 행사에서 노조원 한 명을 초청해 공연을 했으며, 마지막 구호를 외친 뒤 당초 9시까지 마치기로 했던 행사를 1시간가량 일찍 마무리하고 해산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촛불을 활용한 단체모임에 대한 규정은 애매모호하지만 구호를 수차례 외친 것 등을 고려해 볼 때 집회의 성향이 강하다”며 “이번은 경고로 끝났지만 다음에도 이 같은 문제를 만들 경우 법적인 처벌이 곤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중부경찰서는 전경 100여명을 동원해 대기 중이었으나 비대위가 별다른 일 없이 해산해 진압사태 등은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과 비대위가 각각 다른 해석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어 향후 양 측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대위가 촛불을 들고 자본규탄 문화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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