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규 유성구청장, 유명현 서구의원에 비판 쇄도

대전지역 구의원과 구청장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설화에 휘말려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서구의회 유명현 의원.

 

유명현 의원은 지난 10일 서구청 공무원 및 동료 의원들과 함께 충남 홍성에서 워크숍을 마치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갑자기 일어나 장미연 의원을 향해 "야, XXX아"라고 욕설을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같은 일은 욕설을 들은 장미연 의원이 행사가 끝난 다음 날언론을 통해 하소연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유명현 의원이 지난 13일 서구의회 임시회 간담회 자리에서 수차례 사과를 했으나 장미연 의원은 "내가 없는 자리에서 사과는 무슨 사과냐. 본회의장에서 공식으로 사과하라"고 요구 하며 징계안 제출까지 언급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현 의원은 파문이 불거 진 뒤 주변 사람들을 통해 '면목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미 지나 간 일.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단체는 '지난 해 해외연수와 관련하여 시민들의 지탄을 수 없이 받은 서구의회가 또 다시 안하무인격의 행동으로 서구 주민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주민은 "스스로 규정에도 없는 진짜 금배지를 만들어 차고 다닐 정도면 의원 흉내라도 내야 할 것 아니냐."며 "예전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의회의 품격을 떨어트렸다'라고 했는데 서구의회는 더 이상 떨어질 품격도 없는 거 같다."고 꼬집었다.

 

유명현 의원의 여성 의원에 대한 욕설 파문은 자치구의회 의정비 인상을 준비하던 각 의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대전지역 기초의회가 의정비를 4천만 원 이상으로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의원 1인당 조례발의 건수가 1건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이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 한 뒤,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별개로 한 채 자신의 주머니만 채우고자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은 지역 주민들을 분노케

 

유명현 의원의 발언이 매스컴을 타기 시작할 무렵 이번엔 진동규 유성구청장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오마이뉴스는 진동규 유성구청장이 지난 13일 오후 유성관광호텔에서 열린 '건강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학 때 데모를 한, 소위 투쟁을 외치는 사람들 대부분이 모유가 아닌 분유를 먹었다는 통계가 있다"고 말하고, "사람이 사람 것을 먹지 않고 소젖을 먹으면 그렇게 된다."고 발언 했다고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 및 진동규 청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소위 투쟁을 외치던 사람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즉각 성명을 통해 "최근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특정집단을 매도하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규탄 받을 일임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집단 전체를 구체적인 근거 없이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금할 수 없으며, 독재정권에 항거한 과거 학생운동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 없이 집단전체를 폄하하는 발언에 대해 진 청장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동규 유성구청장은 해명자료를 통해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공인으로서 사려 깊지 못한 표현으로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 했지만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거 같다.

 

그는 지난 봄에도 특정 여성을 향해 심한 말을 했다가 고발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진동규 청장은 지난 2월 12일 지역에서 이름깨나 알려진 A 미용사가 미용실 오픈 식에서 모은 물품을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라며 유성구청에서 전달식을 하는 과정에서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했다가 당사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했다.

 

미용사협회 김 모 지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진 청장이 A 미용사에게 '미용협회 김 모 지회장은 자격이 없으니 갈아 치워야 한다. 규정도 바꾸면 된다.'고 발언 했다."며 미용사협회 대전시협의회와 함께 각각 진동규 유성구청장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김 모 지회장은 지역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중간에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A 미용사가 말을 뒤 바꾸는 바람에 기사화되지 못해 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처럼 진동규 청장은 그동안 아슬아슬한 발언으로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구의원과 구청장 등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들은 '보고 자라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말을 뱉기 전에 한 번쯤 더 생각해보는 배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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