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대표 “차액 많이 나 준공확인 안 해줬다”
조경업자 “입주자대표회의서 강력히 주장했다”

  고가의 장송 수십 그루가 주민들의 동의 없이 교체돼 물의를 빚고 있는 동구 가양동의 대주파크빌아파트의 하자보수 후의 나무가격이 기존에 식재된 것보다 무려 약 1억여 원이 차이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일에 대한 문제가 일부 주민들로부터 불거져 나오자 하자보수를 담당했던 조경업체가 대표자회의 측에 공사의 완료에 따른 확인서를 받고자 했으나 거절당해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조경수 하자보수 작업일지에 기록된 내용과 사진을 토대로 조경전문가를 섭외해 대략적인 나무의 시가를 판단한 본지는 하자보수 전과 후의 차액이 무려 1억1천여만 원 이상 나는 것을 확인했다.

 자문을 준 한 조경업자는 “살아있는 나무고 현금으로 바로 돌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시가 판단을 할 때에는 조경업체가 나무를 구입하는 금액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올해 6월 시가가 담긴 물가정보지 7월호 기준으로 가격을 산출했다.

 당시 작업일지에 적혀있는 수종과 규격, 수량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조경업체가 제거한 대나무(H3.5xR4) 50주와 대왕참나무(H4.0xR18) 5주, 메타세콰이어(H5.0xB12) 11주, 소나무장송(H9.0xR40), 소나무장송(H9.0xR35), 선주목(H3.0xW2.0) 1주, 조팝나무(H0.8x0.4) 2천주의 가격이 118,260,000원으로 판별됐다.

 이후 교체된 감나무(H3.0xR10) 2주, 공작단풍(H1.5xR5) 4주, 둥근소나무(H1.0xW1.2) 1주, 소나무(H2.5xR8) 14주, 섬잣나무(H2.5xW1.0) 8주, 스트로브잣나무(H2.5xW1.2) 31주, 은행나무(H3.0xB6) 8주, 이팝나무(H2.5xR6) 5주의 가격은 작업일지에 나무의 크기가 정확히 기재돼 있지 않아 실물보다 더 큰 사이즈로 판단해 계산했다.

 그랬을 경우 당시 물가정보지 기준으로 식재된 나무의 수가 7,441,000원으로 확인됐다.

 대표자회의는 관리사무소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대표자회의가 조경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조경을 곧잘 아는 사람을 대리인으로 정했는데 가격 차이가 수천만 원 가량 되는 것으로 확인돼 업체에 이의를 제기했다”면서 “당시 조경업체가 공사완료에 따른 확인 도장을 받으러 왔으나 이 때문에 찍어주지 않았다”고 말을 대신 전달했다.

 당시 하자보수를 담당했던 조경업체 S모 부장은 “원래 하자가 있는 나무를 제외하고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업체의 관례”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자회의가 회의를 통해 여러 가지가 우려됨으로 수종의 나무 수십 그루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관례상 없던 일이기 때문에 완강히 거부했지만 ‘가져가던지 없애던지 마음대로 해라. 이미 다 해결해 놨으니 걱정말라’고 강력히 요구해 하자보수를 해주는 업체인 우리는 이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공사가 완료되고 나서 확인도장을 받으러 갔으나 입주자대표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일이 왜 생긴 것인지 알아보니 일부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해 시끄러워질 것 같아 그런 것 같다”며 “조경업체를 죽일 놈으로 만들어 놨다”고 토로했다.

 하자 전과 후에 발생한 나무의 차액에 대해서 그는 “나무가 현금으로 바로 교환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물가정보지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장송에 대해서는 “가져가려고 뿌리돌림을 했으나 분이 다 깨져서 몇 그루만 남아 회사소유의 산에 식재해 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중에 해명하라고 하면 할 수 있다”며 “공사당시에는 머슴 부리듯 했으면서 이제 와서 나 몰라라 발뺌하고 있다”고 말한 뒤 형사고발을 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처음 이의를 제기했던 일부 주민들은 "하자보수 공사를 진행했으면서도 정작 죽은 나무는 처리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이 이의를 제기한 일부 주민들과 조경업체, 입주자대표가 서로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일치하는 부분도 상당 수 있어 수사기관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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