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인지, 정품인지 확인 불가능...“홍보차 무료로 준 적 없다”
T/M 회사끼리 개인정보 ‘사고팔고’...제세공과금 10%훌쩍 넘어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무료 건강식품 사기.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얼마 전 기승을 부렸던 ‘홍삼사기’에 이어 ‘OO수협’, ‘OO수산’이라는 칭호로 마늘, 다시마 등의 건강식품을 통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군다나 한 번 이에 빠져 제품을 받게 되면 자신의 전화번호와 주소, 주민등록번호가 기록된 데이터베이스를 텔레마케팅 회사들이 서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한다.

2년 전에 금산홍삼OO조합을 칭하는 상담원으로부터 45만원 상당의 홍삼 3개월분을 공짜라고 해 덥썩 받은 A씨는 이후 우편으로 날라 오는 청구서와 독촉장, 신용불량등재 경고장, 문자메시지 등 제세공과금 약15만 원 가량을 요구하는 독촉전화에 몸살을 알았다.

그러던 중 최근 다시 대전 뿐 아니라 서울 등지에서 “홍삼을 구입한 적이 있던 고객에게 공짜로 홍보차원에서 드린다”며 마늘엑기스와 다시마엑기스 등 건강식품을 받으라는 비슷한 전화를 수차례 받고 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대전의 한 텔레마케팅 회사에 취직을 했던 K양은 3개월 만에 권고퇴직 당했다. 그는 퇴직 후 밀린 월급을 달라고 종용했지만 이미 그 회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아버리고 업체 대표는 잠적해 버렸다.

K양은 당시 그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했던 일은 ‘마늘엑기스’를 홍보차 무료로 주기위해 회사로부터 건네받은 고객 데이터베이스에 명시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 일이었다.

제품 가격은 대략 38만원. 그런데 고객에게 14만9천원의 제세공과금 요구해야 했고, 고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15만원 상당의 무료휴대폰 통화권과 제주도 왕복항공권을 함께 우송시켜준다고 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K양과 동료직원들은 “이렇게 주면 남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회사 간부는 “마늘엑기스와 휴대폰무료통화권, 제주도왕복항공권이 헐값에 들어오기 때문에 하나 배송하면 10만 원 이상의 이득이 생긴다” 말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 B모씨에게는 K양이 팔던 제품과 똑같은 이름에 같은 방법으로 서울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그 상담원은 B씨에게 자신을 금일수협 홍보팀이라고 소개한 뒤 마늘엑기스를 무료로 준다며 받으라고 제시했다.

주변에 홍삼, 마늘, 장어 등을 이용한 건강식품을 받았던 사람들이 피해를 호소했던지라 B씨는 “지금 통화가 곤란하니 내가 다시 전화하겠다”며 전화번호 하나를 받았고 이후 확인을 하니 ‘금일수협’이라면서 “주소를 불러주면 마늘·장어 엑기스 두 달분을 배송해주고 동봉된 안내장에 게재돼 있는 계좌번호로 시간 날 때 6만9천원을 입금시키면 된다”고 했다.

이에 본지에서 실제 금일수협 서울사무소로 연락해본 결과 “그러한 제품은 생산이 중지 된지 오래됐었다”며 “홍보차원에서 무료로 지급해주면서 제세공과금을 요구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제품을 소개하는 금일수협의 판매사이트에는 마늘·장어 엑기스라는 제품은 찾아볼 수 없어 유통기한이 조작된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화를 통한 홍보차원의 무료 지급을 빙자하는 이들은 제세공과금 명목으로 6만~15만 원 가량을 요구하나 실제로 제세공과금은 정상가의 10%이어서 이보다 훨씬 적고, 전화번호 확인과 판매상품의 명칭, 제조원을 세밀하게 따져본 후 제조본사에 확인전화를 걸고 나서 구입해야 한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