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초청 프로그램을 마치며

▲ 벧엘의집 원용철목사
지난 11월 9일부터 10일간 캄보디아 해외 의료봉사센타 건립을 위해 현지 목회자 초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캄보디아 깜뽕츠낭 지역에 4회에 걸친 의료봉사활동의 결과로 의료봉사활동을 갈 때마다 봉사할 지역을 선정하고 봉사팀을 안내 했던 진리교회 담임목사인 인 후완 목사와 통역을 담당했던 아멘교회의 런 소컴 목사 그리고 현지 선교사인 프놈펜제일감리교회의 윤종철 선교사를 초청하여 향후 의료봉사활동의 방향과 의료봉사센타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9박 10일간 세 분의 목사님과 동행하면서 감리회 교단본부, 경남이주민노동자지원센타, 삼남연회, 남부연회, 대전시청, 충남대학교병원, 대전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타, 벧엘의집, 해운대교회, 선화교회, 빈들교회, 온누리교회 등등 여러 기관과 교회들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두 번에 걸쳐 세미나 및 간담회를 통해 효과적인 의료봉사활동의 방향과 의료봉사센타 건립을 위한 방법에 관해서 의견을 나누는 등 아주 유익한 시간들이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두 목사님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라면서 충남대학교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캄보디아에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을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치료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고(병원장님으로부터 항공료와 체류비 문제만 해결되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교단본부를 방문했을 때는 본부의 조직과 하는 일에 대해 향후 캄보디아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기도 하고, 대전시청을 방문했을 때는 시 의회 의장의 면담에 캄보디! 아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며 후완 목사님은 보다 나은 캄보디아를 위한 자신의 포부를 말하기도 했다.

희망진료센타에서 캄보디아에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지 겨우 3년이 되었다. 보통 봉사활동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일정을 잡고 현지 목사님께 일정을 통보하고 그 일정에 맞게 봉사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는 우리 계획대로 현지에 가서 의료봉사활동을 했었다. 그 후 봉사활동에 참여한 한 의사 선생님은 우리의 봉사활동이 때론 문화적 우월주의를 바탕에 둔, 도움보다는 그들의 삶에 참견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봉사활동이라는 미명하에 자칫 잘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혼란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분의 말을 들으면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 곳을 집중적으로 하기 보다는 몇 마을을 했느냐, 몇 명을 했느냐는 식의 수량만을 생각하고 일정도 그들에게 편리한 시간을 잡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편리한대로 잡고 통보하는 수준이었다. 또한 그들이 어떤 진료를 원하는지를 알려고 하기보다는 우리의 방식을 고집한 것은 사? 퓽甄? 단순히 그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기에 조금은 일방적이어도 된다는 편의적인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번 초청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던 의료봉사활동을 넘어 그들의 생각과 그들의 자리에서 계획하고 진행하기 위한 첫 시도였다. 우리의 의료봉사활동이 정말 도움이 되는지, 도움이 된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 주기를 원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를 듣기 위해서였다. 마찬가지로 의료센타 건립 문제도 그들 스스로 계획을 세워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의도와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는 그들의 자리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눈을 통해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즉 일방적 봉사활동이 아닌 소통을 중심으로 한 봉사활동의 장을 열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우리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봉사활동이라면 성공과 실패는 의미가 없고 시도한 만큼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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