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해서 읽은 책이지만 언제나 손이 가는 책

[HBC 뉴스 / 김우중 기자] 아침,저녁으로 서늘함을 몰고 오는 바람이 가을을 알리는 계절입니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 왠지 우울해지는 시간입니다.
이럴 때 실컷 울고 나면 스트레스마저 풀리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가을을 맞아 가슴속의 눈물을 마음껏 흘려버릴 수 있는 책들을 추천해드립니다.

첫 번째 아버지라는 소설로 우리에게 알려진 김정현 작가의 [고향사진관] 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소설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발병으로 가족을 짊어지게 된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특별히 잘난 것도 없고 특출한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꿈조차 없을 수는 없었던 한 청춘이 느닷없이 벌어진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 됩니다.

달아날 수도 회피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는 묵묵히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그와 함께 비록 초라하기는 했지만 오롯이 간직하고 있던 그의 꿈도 사라지게 되고 누나와 여동생, 어머니의 생계와 아버지의 병수발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게 됩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고목처럼 말라가는 그의 청춘이 독자들의 눈가를 촉촉히 적시고 그저 원망스러운 짐이 될 수도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의 효심이 읽는 이의 기억에 봉인된 나의 아버지를 꺼내게 만듭니다.

그나마 그런 그를 묵묵히 지켜내는 아내와 자식들의 사랑에 그의 삶이 그리 불행하지만은 않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네티즌 들은 책을 읽는 내내 바보스러울 정도로 안타까운 그의 삶에 가슴이 저며 오는 슬픔을 느꼈고, 미련한 그의 모습에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욕이 나오면서도 눈가는 어느새 흘러내린 눈물에 저항을 포기하게 만들었다는 소감을 서로 교감했습니다.

잊고 살았던, 아니 잊은 척 회피하고 달아났던 나의 부모님들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는 소설입니다. [고향사진관] 입니다.

두 번째 도서는 이미 연극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책 강풀의 저자 강도영작가의 [바보]입니다.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많은 이들의 무시를 받게 되는 현실에서 강풀의 만화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강풀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순정만화'는 밝은 이야기, 이쁜 이야기였지만 '바보'는 사람을 울리는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연탄가스 중독으로 '바보'가 되어버린 승룡이가 가슴 속 숨겨준 첫사랑 지호에게 보여주는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와 자신에게 친구가 되어 준 사람을 위해 아무런 대가없이 베풀었던 희생의 커다란 의미가 독자들을 울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승룡이가 쓰러지며 남긴 웃음은 세상 무엇보다 행복한 웃음이면서 동시에 가장 슬픈 웃음이기도 합니다. 이에 독자들은 나온 지 꽤나 오래된 책이고 이미 대 여섯번 반복해서 읽은 책이지만 언제나 손이 가는 책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하는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 뭔가 세상에 대해 소리치고 싶은 답답함을 느낄 때 마음의 평안을 되찾게 해주는 고마운 책 [바보]입니다.

혹시 업무를 하면서 지치고 고단한 하루일과 때문에 시간에 이끌려 가지는 않습니까?
웨이크 필드의 목사 골드 스미스는 책은 불행한 사람에게는 나무랄 데 없는 상냥한 벗이다.
인생을 즐기도록 해주지는 못할지 몰라도 적어도 인생을 견디도록은 가르쳐 준다.라고 했습니다.
유난히도 어지럽고 힘든 이 세상사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흘러만 갑니다.

바쁘다고 흘러가는 소중한 시간을 그냥 두지 말고, 외로움과 우울함을 독서와의 만남으로 씻어버리는 건 어떨까요.?
책과의 만남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주는 나무가 되어줄 것이고, 사방으로 뻗은 낙원의 강이 되어줄 것이며, 우리마음의 지성의 열매를 맺게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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