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회 분향소 이동, 일반인 조문, 국회 분향 24시간 가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오늘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시 15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염습이 진행됐다.

염습이 끝난 뒤 1시 30분부터 입관의식이 진행됐는데, 입관의식에는 이희호 여사와 아들 등 유가족들과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등 김 전 대통령과 같이 정치생활을 했던 국회의원, 의료진과 청와대 시절 주치의, 박지원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 입관 미사로 진행됐다.

입관실과 참관실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있었고, 입관실에는 김 전 대통령이 관 위에 누워 있었는데, 사진은 공동취재로 들어갔던 풀기자단을 통해 공개됐다. 많이 훌쭉해진 모습이 김 전 대통령을 우리가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움은 더했다.

이 여사는 대통령이 있는 왼편 의자에 앉아서 입관 미사에 참석했고, 미사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모든 참석자들은 촛불을 들고 입관 미사에 참석, 고인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성가를 부르고, 이어 서교동성당 윤일선 주임신부가 성서말씀 낭독을 했다. 그리고 성가를 다시 부르면서 유족들은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아들, 며느리, 휠체어를 타고 온 동생 김대현 선생, 손자와 손녀까지 돌아가면서 대통령 얼글에 성수를 뿌렸다.

1시 35분 신부가 대통령에게 향 뿌리는 의식을 진행했고, 성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를 불렀다. 미사 후 참관의식이 이어졌는데, 이 여사는 마지막 선물을 편지로 써서 드렸다. 자서전 ‘동행-고난과 행복의 회전무대’ 책에 편지를 썼다고 자리에 함께 동행 했던 윤철구 비서관이 설명했다.

윤 비서관은 이어 대통령 관 속에 이 여사는 즐겨보던 성경책, 직접 뜨개질해 배 위에 덮어드린 덮개, 여사님의 손수건, 이렇게 4가지(책, 성경, 뜨개질 덮개, 손수건) 선물을 대통령님의 관 속에 넣어드렸다고 밝혔다.

편지는 어제 동교동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오늘 오전 이 곳으로 오시기 전 편지를 직접 쓰신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너그럽게 모든 것 용서하며 아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서 편히 쉬시기를 빕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당신을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 편히 쉬시게 하실 것입니다. 어려움을 잘 감내하신 것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승리의 면류관을 씌워 주실 줄 믿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아내 이희호. 2009.8.20

편지 낭독은 이 여사 직접 읽다가 이 여사가 행사 내내 우셔서 윤철구 비서관이 대신 읽었다. 그리고 비서실에서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보고를 박지원 비서실장과 국제의전담당 김선흥 비서관, 총무비서관 윤철구, 공보비서관 최경환이 함께 드렸다.

박지원 실장의 마지막 보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님께서 평소에 늘 하시던 말씀과 최근 하신 말씀을 잘 명심해 기억하겠습니다. 첫째, 여사님 걱정은 마십시오. 저희들이 대통령님을 모시듯이 여사님을 모시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남북관계에 큰 걱정을 하셨습니다. 이제 서거하시면서 국민통합의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조문단을 파견해주셨습니다.

정부도 이들을 정중히 안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들이 남북관계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평소 그렇게 말씀하시던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잘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입관, 참관 행사는 오후 2시에 모두 종료됐다.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김옥두 4명이 다시 한 번 대통령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참석자들은 “여사님 잘 모시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렸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다시 인사드렸다.

14:05경 안치실에 재안치 되셔서 운구시간 기다리고 있다가 4시 정각 국회광장에 마련된 빈소를 향해 운구차량이 출발했다. 선도차, 경찰차, 경호차가 서게 되고 운구는 캐딜락 영구차로 운구했으며, 조수석에는 영정을 든 손자 김종대(김홍업씨 장남, 86년생) 군이 들었다.

운구차 뒷좌석에는 김홍업, 김홍걸 두 분이 앉는다. 캐딜락 영구차 뒤에는 여사님께서 타신 차가 따르고 그 뒤에는 유족과 비서들이 타는 차가 가고, 수행원 차량 3대가 따라간다. 그 뒤에는 경호차와 구급차가 이동했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생활을 했던 국회에 마련된 빈소에 안치됐다. 일반국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을 태운 차량이 도착하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국회광장에 취재를 위해 모여든 국내외 기자들을 위해 빈소 옆에 프레스센터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곳에 300여명의 기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프레스센터가 설치됐으며, 국회출입기자들과 동등하게 취재를 지원하기 위해 국회 임시출입증을 따로 발급하기로 했다.

또, 일반 조문객을 위해서는 국회 인근 지하철역 3곳(여의도, 대방, 당산)과 연결되는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례기간 동안 일반인 차량의 국회 경내 출입은 통제되면서 국회 본관 뒤쪽의 한강 둔치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조문객들 또한 국회 본관 1층 큰 식당과 도서관, 의원회관 식당에서 식사도 가능해졌다. 국회 전체가 24시간 개방되면서 분향도 24시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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