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남은 여생 보내고 싶습니다."

   
▲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 원장

시인, 칼럼니스트
부부상담·가족상담 전문가
한국시문학예술치료연구소 대표
가정행복만들기 전문 강사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www.kclatc.com) 원장

“저는 행복을 몰랐습니다. 행복한지 불행한지 제 마음과 제 감정을 정말 몰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행복과는 상관없이 살았던 것 같네요. 늘 아버지한테 죽을 만큼 맞고, 형한테도 지독하게 맞고,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삶이었어요. 그래서 그랬나봅니다. 아내한테도 자식한테도 늘 비난만 하고, 모든 게 다 거슬리고... 이제는 가족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존재가 되었어요. 제 감정을 억누르고 살았는데, 이제 그것을 알겠네요.... 이제라도 행복하게 남은 여생 보내고 싶습니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의 노인이 상담실을 찾아와 비통한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내는 황혼 이혼을 요구하고 있고, 자녀들은 모든 불행을 아버지의 탓으로 돌리면서 아버지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너무 늦은 때는 없습니다. 아직 살아가야할 날이 10년 혹은 20년 더 남았다면 늦지 않았습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노인은 70평생에 한 번도 울지 못한 울음을 목 놓아 울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학대 받았던 경험, 어머니에게도 아버지에게도 버림받고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눈칫밥을 먹었던 기억, 어린 나이에 공장에 들어가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고생했던 기억들,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고 늘 무시만 당해왔던 수많은 고통의 기억들을 들추어내면서 그동안 억제하고 참고 참았던 분노와 슬픔의 눈물을 쏟아내었습니다.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해야 했는지, 왜 그토록 뭔가에 집착했는지, 아내를 못 살게 굴었는지, 자녀들을 그렇게 매몰차게 대하고 심하게 매질을 했는지, 왜 그토록 쫓기듯 살았는지, 왜 그렇게 열흘 굶은 것처럼 늘 마음이 공허하고 텅 빈 것 같았는지, 그 모든 것들을 탐색해가면서 자신의 억눌러져서 곪아터진 마음 밑바닥의 감정과 정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살아오다보니, 자신의 옆에 남아 있는 사람이 없어 더욱 외로워지고, 자녀들에게조차 외면당하는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면서도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심경을 토로할 수 없는 아픔을 진솔하게 호소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 상담 치료를 하는 동안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이분의 마음에 평안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가족들도 미세하나마 이분의 변화를 눈치채기 시작했습니다.

행복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행복한지 불행한지에 대한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마음의 불행을 걷어내면 행복한 느낌을 찾게 됩니다. 자신이 불행하다는 느낌이 없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부인하기 때문입니다. 그 감정을 부인하는 것은 두렵기 때문입니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감정 자체가 두렵습니다. 그것을 느끼는 순간, 자신이 불행한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느낌을 먼저 느껴야 불행을 유발하는 수많은 심리적 파편들이 치료가 되어집니다. 행복은 늘 우리들 곁에 있습니다. 단지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불행이나 고통의 감정을 부인하면 행복도 느낄 수 없습니다. 슬픔, 고통, 수치심, 열등감, 우울감, 분노 등의 수많은 부정적 감정은 회피하면 할수록 우리들 마음 내부를 휘저어 놓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행복한 감정을 못 느끼도록 방해를 합니다. 자신의 진짜 감정과 만나서 꺼내어 놓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 진정한 행복감과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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