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오류초등학교 박무영교사 '으뜸교사'

교과부가 창의적 교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실현에 앞장 선 교사에 대해 수상하는 ‘으뜸교사‘에 대전 오류 초등학교(교장 김명수) 박무영 선생님이 선발돼 화제다.

한 해 10여명 교사에게만 수여될 만큼 권위를 갖추고 있는 으뜸교사상을 수상한 박무영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찾은 대전 중구 오류초등학교는 교정에서 부터 참새처럼 재잘 거리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넘치는 곳이였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 선생님의 첫 인상은, 선생님이라면 의례 느끼는 딱딱함 보다는 같은 동네 살고 있는 푸근하고 편안한 이웃과 같은 느낌이었다.

학생들 역시 박 선생님에 대해 무섭거나 엄한 선생님을 대하는 행동이 아닌, 친근한 이웃을 대하듯 자유롭고 허물없는 모습이 첫 눈에 들어왔다.

인터뷰를 통해 39년 교직 생활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박 선생님은 털털한 웃음으로 ‘내가 아이들에게 베풀었다고 하는데 그건 잘못 안 것’이라며 ‘오히려 아이들이 나에게 베풀었다’는 첫 마디로 지나온 교사 생활에 대한 담담한 대화를 시작했다.

평소 제자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선생님은 “10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선생님은 “40년의 교사 생활동안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제자들의 얼굴이 마치 흑백 영화 필름이 흘러가듯 생각난다”며 “이런 저런 사연을 안고 함께 생활해 줬던 제자들이 고맙다”고 술회했다.

박무영 선생님과 제자들, 왼쪽부터 이혜인(13), 김경민(9), 한예진(9), 권용호(13 ․ 오류초 학생회장) 학생


교사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것

박 선생님은 평교사로 교직을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느냐는 질문에 털털하게 웃으며 “평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마무리할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며 “교사는 직책으로 보람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며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공통점일까.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를 묻는 질문에 “잘 살고 공부 잘했던 학생보다는 어려운 가정 생활에도 굳굳하게 학교를 나오던 제자, 항상 반항하던 제자, 어느때는 지질이도 말 안듣던 제자가 지금은 뭘하나 하고 가장 생각난다”고 말했다.

자녀의 관심 분야를 키워주는 것이 중요

으뜸 교사상 수상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지난 30년 동안 특별활동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을 데리고 음악과 기악 지도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22년간 음악 경연대회에 출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이런 경력이 이번 수상에 참작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선생님은 “최근에는 방과 후 교육활동시간의 부족으로 특별활동이 힘들어졌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등 현직 교사들이 느끼고 있는 공교육의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박 선생님은 제자들과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로 “오늘날 직업의 종류는 많고 다양하다”며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녀의 관심 분야와 특기를 살려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바른 인성을 길러 주시는 것이 교육의 큰 목적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평소 가진 교육관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치고 뒤돌아오는 오류초등학교의 낮은 담장에는 아직도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끊이지 않았고, 돌아오는 기자의 귓가에는 박 선생님의 3개월 뒤 퇴임 후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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