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은 작은데 부터 내 주위에서 부터

서구의회 양동직 의원
<대전광역시 서구의회 양동직 의원> 요즘 만나는 분들마다 경제를 걱정합니다.

큰일이라구요. 언제쯤 풀릴지 모르겠다고, IMF시절보다 더 심각하다고. 그러나 전 그 분들 말씀이 가슴에 와 닿을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작 말씀들은 그렇게 하시면서도 어려운 경제 현실을 극복해 나가려고 하는 절실한 노력들은 잘 보이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해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데에서 부터 내 주위에서 부터 풀어나가야 합니다.

삼성 출신인 저는 재직 시, 좀 심하다 싶을 정도의 방법으로 위기 극복을 해내는 회사 분위기를 몸소 체험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것도 초우량 기업이라고 평가받는 삼성전자에서 말입니다.

사원시절, 대리시절, 과장시절 다 느낌은 달랐지만 공통적인 결과는 그렇게 철저하게 밑바닥에서부터 탑에 이르기까지,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인 노력을 한 결과 위기를 기회로 만들더라는 것입니다.

사기업과 공조직은 조금은 다르겠지만 국가적 경제 위기가 도래한 지금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느 조직이나 할 것 없이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최근 삼성전자의 전사적 비용 절감 운동을 올려 봅니다. 참고하시고 적용이 가능한 일부터 시도해 보시면 어떠실런지요.

‘삼성맨’들의 어깨가 축 쳐졌다.

회사가 불황 극복을 위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면서 펼치는 절약운동에 숨이 막힐 지경이란다. 나날이 쏟아지는 극약처방에 국내 최고 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다.

최근엔 임원들에게 운전기사 대신 지급됐던 교통카드(T머니 카드)도 회사에서 회수해 갔다. 20% 수준에서 연봉이 삭감된 데 이어 교통비 정도는 스스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일부 임원들은 통상 2년 위주였던 계약이 1년 단위로 줄어들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상시 ‘구조조정’의 한파를 느껴야 한다.

마케팅비용은 성과와 연계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목표는 두 가지로 설정되어 있다. 도전목표와 최저목표. 경비는 최저목표에 맞추어 짜놓았다. 전 사원들은 도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 경비는 최저 목표 달성에 따른 이익에 맞추어 짜져있다.

임원들이 보는 신문도 1부로 제한하였다. 사무실 당 1부가 배정되어 있던 신문 구독은 일체 끊어 버렸다. 일반도서 구입도 금지되었다. 관리직 스텝 직원들에게 지원되었던 통신비 일부도 폐지되었다. 접대비는 제로, 요식성행사성 비용은 50% 축소이다. 예외 운영 규정은 아예 폐지해 버렸다. 대내외적 회의비용도 50% 축소, 복사 등 소모품비 50% 축소, 칼라 복사는 흑백으로 전환하거나 컬러 프린트는 아예 하지 않

서초사옥 같은 경우 사무실별로 쓰던 프린터를 층별로 배치, 소모품은 공동 구매 공동 사용이다. 점심시간에는 사무실은 반드시 소등해야 한다. 일정 시간 쓰지 않는 컴퓨터 끄기는 기본이다. 국내 출장 중 항공기 이용은 자제해야 하고 KTX 특실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업무상 필요한 전시회 참관도 중지시켰으며 모든 행사는 자제, 시상은 축소 또는 폐지이다. 각종 용역비용 소모성 비용은 효율화해야 한다.

사무실에 배치되었던 커피, 녹차 등은 없애 버렸다. 신 사옥 휴게실마다 설치됐던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은 철거된 지 오래다. 이젠 직원들이 집에서 커피 믹스와 녹차 티백 몇 개씩 챙겨 출근한다. 종이컵도 개인별 머그 컵으로 대체되었다. 서초동 사옥
임직원 1200여명이 수원, 기흥, 탕정 등 지방사업장으로 배치되었다.

직원들의 불만이 없을 수 없지만 이직율은 낮다. 차라리 사무실 근방으로 이사를 고려하는 분위기다. 초과이익분배금(PS) 봉투는 예년에 비해 많이 얄팍해졌다. 직원들의 사기는 꺽이고 불만은 높아졌지만 섣불리 자리를 털고 나간다는 직원은 찾아 보기 어렵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회사가 너무 유난을 떠는게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한다.

지난 해 4분기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 위기를 극복해 내야 한다는 데에는 다 같이 공감하고 동참할 각오가 되어 있단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변화된 삶 속에서 국가적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해법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남의 일이 아니고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바로 내가 해야 할 나의 일이고 내가 몸담고 있는 내 조직의 일이고 우리나라의 일입니다. 현명하고 냉철한 계획과 과감한 실행만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대전서구의회 양 동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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